9월 11일 융프라우 / 맑음, 오후에 구름.
맑은 날이지만 일기예보상 오늘은 오후에 구름이 약간 끼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나는 쉴트호른을 먼저 다녀오고 구름 한 점 없음으로 예보된 내일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에 갈까 했는데 아내는 내일 날씨가 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는지 지금 당장의 날씨가 좋으니 융프라우를 가자고 했다. 아침을 먹고 쉴트호른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으로 나섰는데 융프라우로 가는 것으로 계획이 급변해서 바로 그린델발트 그룬트 Grindelwald Grund역에 주차를 하고 융프라우요흐 왕복 티켓을 끊었다. 내려올 때 중간에 하차해서 구간 하이킹을 할거라고 했는데 왕복 티켓값은 똑같단다.
그룬트 역에서 9시 55분 열차를 탔다. 기차는 점점 고지대로 올라 아이거 북벽을 휘감듯이 오른다. 아이거의 서쪽에 이르면 클라이네 샤이덱 Kleine Sheidegg 역에 이르고 이곳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는 10시 30분 열차를 타면 된다. 융프라우는 아이거의 남쪽에 있어서 아이거 북벽이 보이는 그린델발트에서는 융프라우가 보이지 않았는데 이 곳에서는 융프라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아이거글렛처 Eigergletscher 역까지 간 후 아이거글렛처에서 융프라우요흐역까지는 산을 뚫은 터널을 통해 오르게 된다. 융프라우요흐 도착 직전에 아이스미르Eismeer 역에 잠깐 내려서 4천미터 봉우리들의 파노라마를 역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고 말았다. 5분 정도 정차했다가 출발했다. 드디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역 융프라우요흐역(3571m)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나오면 레스토랑과 샵이 있는데 투명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짙푸른 하늘 바탕의 융프라우는 압도적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핑크스 Sphinx 전망대에 가서 묀히 Mönch 4107m, 뒤로는 융프라우 Jungfrau 4158m 를 감상했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본 묀히 Mönch
알레취빙하 트레일쪽으로 나가면 스노우 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데 눈썰매/튜브, 스노우보드/스키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고 싶다고 해서 아이들만 1시간 동안 태웠다. 이 때부터 그 맑던 하늘에 구름이 밀려 오더니 안개속에 있는 것처럼 도화지 뷰로 바뀌었는데 20~30분 지나니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름이 밀려가고 새파란 하늘로 바뀌었다.
스위스의 가장 높은 고도에 있는 오두막인 Mönchsjochhütte 로 가는 알레취빙하Aletschgletcher 트레일을 따라 걸었다. 아이들은 한시간 남짓 눈썰매를 신나게 타고 난 뒤라서 이 고되 보이지 않는 눈길에 힘들다면서 짜증을 부렸다. 묀히를 코앞에서 보면서 눈부신 이 길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묀히의 동쪽으로 보이는 산등성이는 Trugberg라 불리는데 우리는 스테고사우르스의 등짝이라고 명명을 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척추 돌기와 같은 형상이다. 조금 더 오르면 오두막에 이르고 묀히를 좌측에 두고 북쪽의 아이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두막까지는 편도 45분 정도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지쳐서 결국 중간에 멈춰서 다시 돌아왔다.
융프라우를 뒤로 하고.
좌측이 묀히 Mönch, 우측은 마치 스테고사우루스의 등뼈와도 같이 보였는데 Trugberg(3933m) 이다.
Trugberg
스위스 깃발을 잡고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행렬이 길다. 아내의 요청으로 우리도 결국 줄을 서서 사진을 찍긴 했는데 구름이 한껏 밀려와 이곳이 대관령인지 융프라우인지는 스위스 깃발 하나로만 구분지을 수 있었다. 줄을 서기 전 구름에 융프라우가 가려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스노우펀 액티비티와 이어진 빙하 트레일 트레킹으로 피곤했지 아이들이 힘들다고 보채는 바람에 아이거트레일 하이킹이나 아이거글렛처역에서 클라인샤이덱역까지의 하이킹은 아쉽지만 생략하였다.
홀드리오 캠핑장으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느긋한 저녁을 맞았다.
2019-09-11
다음 이야기 계속...(아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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