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니 디 미주리나 가족하이킹 – 텐트 밖은 돌로미티(1)
가족과 함께 돌로미티 탐방을 주로 하는 이탈리아 여행 여정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카디니 디 미주리나 와 트레 치메 하이킹 후기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Cadini di Misurina는 아우론조 디 카도레Auronzo di Cadore의 서쪽,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의 북동쪽,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하는 트레 치메Tre Cime의 남쪽에 위치해 뾰족 뾰족하게 솟아 있는 침봉들이다. 미주리나 호수가 내려다보이며 아우론조 디 카도레 행정구역에 속해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치마 카딘 디 산 루카노Cima Cadin di San Lucano로 해발 2839m이다. 내가 돌로미티에 꽂힌 것이 이 카디니 디 미주리나 하이킹이었다. 현지에서 가장 좋은 날에 다녀오기 위해 실시간으로 일기예보를 최적의 날짜를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날에 다녀오게 되었다.
돌로미티? 돌로미테? 돌로마이트?
돌로미티? 돌로미테? 이탈리아 동북부의 알프스 산맥으로 이탈리아로 돌로미티Dolomiti, 영어로 돌로마이츠Dolomites, 돌리미티 산간지역 로컬 언어인 라딘어로 Dolomites로 표기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 발음인 돌로미티로 통상 일컫는다. 돌로미티는 18세기에 프랑스의 광물학자가 이 지역을 탐사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돌로마이트는 백운암/백운석으로 즉 하얀 돌덩이다. 하얀 돌 산들의 향연 돌로미티…… 이탈리아 북부이자 알프스 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3000미터급 암봉들과 빙하를 품고 있으며 돌로미티 최고봉은 3,343m의 마르몰라다Marmolada이다.
코르티나 담페초 지역 돌로미티 하이킹 코스
코스 | 거리 (왕복) | 소요 시간 | 난이도 | 특징 |
---|---|---|---|---|
Cadini di Misurina | 약 4.8km | 2시간 48분(쉬엄쉬엄) | 쉬움(하루에 2코스 할 경우 등산인이 아니면 힘듬) | 좁고 아찔한 절벽 오솔길(안전한 길도 있음), 인생샷 명소 |
Tre Cime di Lavaredo | 약 11.6km | 5시간 41분(쉬엄쉬엄) | 쉬움(하루에 2코스 할 경우 등산인이 아니면 힘듬) | 돌로미티 동쪽의 랜드마크 트레킹 |
돌로미티 탐방을 주로 하는 이탈리아 여행 경로
이 하이킹 후기에 앞서 우리 가족 이탈리아 여행 사정을 부연 설명하자면,
그냥 떠나자
어찌 보면 Sequal of Swiss & Chamonix trip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정확히 3년 전 2019년 9월에 가족과 함께 스위스와 샤모니 몽블랑 등의 알프스 캠핑과 트레킹을 다녀온 후 오래도록 지속된 감흥에 2020년 가을을 목표로 돌로미티 트레킹을 다시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역병이 모든 여행객들의 발을 2년 이상 묶어 놓았다. 코로나가 더 이상 해외 여행을 막을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게 된 요즈음에도 유가 급등으로 항공료가 들쭉날쭉해서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극적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당시에 가장 저렴한 아부다비 경유 로마 in – 밀라노 out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시점엔 구할 수 없을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3년전의 두바이 경유 취리히 티켓보다 40% 비싼 가격이다. 항공권을 구매하기까지 여전한 코로나 감염병의 우려와 불안정한 항공료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냥 떠나자”가 우리의 선택이었다. 참고로 최근에(글작성 시점 2022년 9월) 나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럽은 마스크없이 이미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있다. 이탈리아 역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우리와는 딴 세상이었다.
항공권 구입이 완료되자 부랴부랴 각종 예약과 준비물들, 회사와 아내와 아이들 일정 등을 여러가지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다행스럽게도 국내 입국전 PCR검사가 폐지되기도 했다. 그런데 9월 6일 화요일 저녁 비행기였는데 하필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날이 되고 만다. 오전 9시에 부산 인근을 지나고 오후 3시경 울릉도, 독도를 지나는 것으로 예상되었었는데 다행히 예상밖의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태풍영향권과 무관한 화창한 날씨에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어쨌든 출발!
나는 사실 오로지 돌로미티에 오랫동안 꽂혀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이탈리아 북부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중학생,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아내의 로마가 없는 이탈리아 여행이 웬말이냐는 원성에 로마, 피렌체 등을 경유해 돌로미티로 가는 것으로 기본 경로를 설정하였다. 그래도 짧은 일정의 대부분은 돌로미티였다. 아래 지도 참조.

돌로미티 지역은 크게 동쪽의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 서쪽의 오르티세이Ortisei 2개의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일정을 조율해볼 수 있다. 뭐, 이 외에도 자기만의 방식대로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들 도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베네치아에서 코르티나 담페초까지 차로 2시간, 밀라노에서 오르티세이까지는 가르다 호수를 거쳐 차로 4시간 정도 걸리며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는 오르티세이까지 차로 1시간 20분, 코르티나 담페초까지는 2시간 40분이 걸린다. 그래서 돌로미티만을 위해 여행을 한다고 한다면 베네치아, 밀라노, 인스부르크 공항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내와 아이들의 바람으로 로마로 들어가서 로마, 바티칸, 피사, 피렌체에서 굵직한 일정을 만들어 이 도시들을 거쳐 코르티나 담페초로 진입했다. 피렌체에서 코르티나 담페초의 캠핑장까지 중간에 휴게소까지 감안해 거의 5시간 30분 정도는 걸린 것 같다. 보통 고속도로에서 때려(?) 밟으면 네비게이션(GPS)의 예상 도착 시각보다는 빨리 도착하는데 꽤 밟는데도 예상 도착 시각이 줄지 않더라. 알고 보니 고속도로 대부분의 구간 제한 속도가 시속 130km나 되었다. 그러니 밟는다고 밟은 것이 예상시간과 맞게 떨어진 것이었다.
돌로미티에서 우리가 갈 곳들을 구글 지도에 미리 맵핑을 해 본 후 실제로 간 곳들을 다음과 같이 다시 맵핑해보았다.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
먼저 우리가 맨 처음 도착한 동쪽의 코르티나 담페초. 1956년에 동계 올림픽이 개최됐었다고 한다. 이 곳을 중심으로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카디니 디 미주리나, 브라이에스 호수, 미주리나 호수, 친퀘 토리, 라가주오이 등의 접근이 용이하다. 돌로미티 중심부에는 카나제이Canazei가 있으며 북쪽으로 셀라 산군, 동쪽으로 마르몰라다 산군으로 둘러 싸여 있다. 사쓰 포르도이, 파쏘 셀라, 파쏘 가르데나, 카레짜 호수 이동에 용이한 곳이다. 그리고 돌로미티 서쪽의 오르티세이Ortisei는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에서 가깝다.
그리고 돌로미티를 남북으로 잇는 긴 종주길들이 있다. Alta Via 라고 부르며 1번부터 10번까지 다양한 루트들이 개척되어 있다. 통상 Alta Via 6번까지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고 1번이 오리지널 Alta Via로 Braies 호수에서 시작해 Belluno까지 남쪽으로 이어지며 약 120km정도 된다. Alta Via 2는 서쪽에 있으며 Bressanone(BZ)과 Feltre(BL)를 연결하며 약 170km다. 볼차노Bolzano, 트렌토Trento 및 벨루노Belluno의 3개 주를 가로지르며 이 일정의 평균 고도는 2,000~3,000미터 정도다.
오래전 이러한 돌로미티 종주길을 여러 산장에서 묶으며 몇 날 며칠 동안 걸어보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가족 여행으로 가볍게(?) 온 것이니 그런 것 보다는 돌로미티의 명소들을 트레킹을 하면서 중간 중간 Alta Via 1~4의 길과 접해보는 정도다.
돌로미티의 날씨
돌로미티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가 보고 싶었던 곳이 카딘 그룹의 침봉들과 트레 치메였다. 그래서 하이킹 당일의 날씨는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우리가 돌로미티에 도착하기 한달 전(?) 또는 몇 주 전부터의 거시적인 돌로미티 일기예보 날씨앱에는 우리가 지내는 내내 비그림뿐이었다. 막상 와 보니 예보와는 달리 화창했다. 예보와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날씨가 내내 좋았지만 임박해서는 어느 정도 얼추 들어 맞기는 했다. 문제는 코르티나 담페초에 있었던 상당수의 날들이 아침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가 구름이 점점 많아지면서 오후 서너시경 되면 지나가는 비가 한 차례 흩뿌리기도 하고 그랬다. 첫째 날이었던 9월 9일 텐트 피칭을 하고 난 후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의 날씨는 이랬다.


하지만 일기 예보상에는 곧 비가 온다더니, 구름이 점점 많아지더니 구름색이 검게 변했다. 부랴 부랴 타프를 쳤다. 비가 오니 온도가 훅 떨어졌다. 로마, 피렌체에서는 30도 이상 한여름처럼 핫했는데 돌로미티 지역에 오니 17~23도 정도로 떨어졌고 비가 내리는 밤이 되니 8~9도까지 떨어졌다.

비구름속에 첫 날 밤을 지새며 내일은 다른 곳을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제 자정 즈음 밖을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밤하늘의 별들이 빛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돌로미티의 날씨가 이런 것이로구나 했다. 하늘을 보면 이제 비가 오겠나 할 정도로 맑았지만 날씨앱상으로는 내일도 비 그림이 있다. 그래서 다른 일정을 먼저 하기로 하고 하루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둘째 날이었던 9월 10일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지만 비그림이 있는 일기예보를 믿어보기로 하고 라가주오이Lagazuoi와 사쓰 포르도이Sass Pordoi, 토파나Tofana 전망대를 다녀왔다. 사쓰 포르도이에 올랐을 때부터 맑았던 하늘에 구름이 짙어지더니 토파나 전망대 꼭대기에 올랐을 때는 눈이 내렸다! 눈이!





카딘 & 트레 치메 산행을 했어도 무난했을 날씨였을 것 같긴 했지만 보다 확실한 날씨를 확정하고 싶었다. 저녁에 캠핑장에 도착하니 다시 비가 오고 추워졌다. 그런데 다음 날 예보는 비그림이 없었다. 다음 날 무조건 강행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돌로미티에 있는 8일동안 일기예보상에 비그림이 없는 2일 중 하루기 때문이었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Cadini di Misurina 하이킹
9월 11일 새벽이 되자 기온은 3도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우리는 서둘러 아우론조 대피소Rifugio Auronzo로 향했다. 그 이른 시간에 많은 차들이 아우론조 대피소로 가고 있었다.
아우론조 대피소 Rifugio Auronzo 로 이동
하이킹 시작 포인트인 아우론조 대피소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지만 대신 주차요금 30유로를 내야 한다. 시기에 따라 금액이 약간 상이한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30유로를 냈다. 7, 8월 대비 9월에 환율인상이 더 되어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중간에 히치하이킹을 하는 여성들이 몇 몇 보였다. 7시 10분경 대피소에 도착하니 기온이 3.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꽤 쌀쌀했다. 경량 패딩에 아우터 쉘을 입으니 딱 좋았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 파헤치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레 치메 중심으로 아우론조 대피소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하이킹을 시작한다. 아래 사진에서 중간에 가로로 죽 그어진 선이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난 둘레길이다. 즉 아우론조 대피소에서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은 이른바 트레 치메 하이킹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오전 7시 30분경, 우리 가족은 대피소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며 하이킹을 시작했다. 바로 카디니 디 미주리나 탐방을 위해서다. 트레 치메 둘레길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아우론조 대피소-라바레도 대피소-로카텔리 대피소-랑갈름 산장-다시 아우론조 대피소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거리가 약 11km 남짓이다. 휴식과 사진촬영 등을 감안하면 사람에 따라 3시간 30분~5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를 먼저 선택한 것은 2가지 이유였다. 트레 치메 둘레길을 먼저 하는 경우 아이들과 아내가 지쳐버린 상태가 되어 감당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이들과 아내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태백산 등 험준한 우리나라의 고봉들의 경험이 많긴 하지만, 예상과 달라지는 하이킹 시간은 그 누구라도 지치게 만든다. 오늘의 하이킹 일정은 6시간이면 된다는 나의 단언은 100% 틀릴 것이라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었다^^. 두 번째로는 날씨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최상의 날씨에 카디니 디 미주리나를 경험하고 싶었다.




위 사진상 뒤에 보이는 것은 좌측부터 Forcella Colfiedo, Prato Piazza 고개, 우측에 솟은 것이 뒤렌슈타인 Dürrenstein 으로 이 곳도 해발 2800m가 넘는 곳이다. Prato Piazza 고개는 Alta Via 3번 종주길(Dobbiaco와 Braies호수 가는 길목에 있는 Villabassa(Niederdorf)에서 시작)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우리가 가는 길은 Alta Via 4번길의 일부로 트레 치메 둘레길인 로카텔리 산장에서 105번 길과 이어지는 것이며 카디니 디 미주리나까지 계속되는 길이다.
이 때 압도적이고 장쾌한 풍광에 심취해 그만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풍경 사진을 찍느라 내가 좀 뒤쳐지게 되었는데 두 갈래길 중 절벽길을 선택해서 진행하게 된 줄 몰랐던 것이다. 방향과 길을 다시 한 번 확인했어야 했는데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 길에 진입을 하고 말았다. 사실 경로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 고지대에 나무 한그루 없이 탁 트인 초원같은 곳이니 길이라고 해봐야 선답자들의 흔적과 길모양의 그것일 뿐, 아무곳으로 가도 갈 수는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아래 사진상에서 초록색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빨간색길을 택한 것이었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앞서 가던 둘째 아이가 돌아서서 말했다. “아빠, 이거 꽤 무서운 길인데요!”



이 모습을 보고 길은 분명하게 나 있고 사전에 보았던 선답자의 리뷰가 생각이 났다. 지금 그 리뷰를 다시 찾아 보니 이렇다. “People will warn you that this hike is not recommended for those who have a fear of heights, it is VERY VERY TRUE!”, “I would say it is easy, but if you’re afraid of heights you should definitely avoid as there are some bits with sheer drop next to you.” 쉽지만 고소 공포증이 있다면 권하지 않을 길이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길 옆에 낭떠러지가 있지만 실제로 보니 가파른 경사길을 줄을 잡고 가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평지 수준이다. 그래서 쉽다고 표현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아내와 큰 아들은 왜 이런 곳에 왔냐며 벌써부터 불평을 쏟았다. 바라던 상황은 아니었지만 벽을 보고 천천히 앞으로 한 발 한 발 걸으라고 말했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큰 아들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이동했다.
그냥 천천히 앞으로 가면 되는 무난할 법도 한 길인데 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모퉁이가 나오고 남은 절벽길이 가늠이 안되는 것이 좀 답답했다.

큰 아이는 고소공포증으로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좀 넓은 지역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둘째 아이와 함께 조금 더 가기로 했다. 좁은 절벽길은 이어지지만 카딘 그룹의 침봉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른 아침의 카딘 산군의 침봉들이 압도적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가장 높이 솟아 있는 봉우리가 Cima Cadin di San Lucano로 2839m다. 그 오른쪽 침봉이 Cima Cadin Nord-Ovest 2726m, 그 오른쪽이 Cima Cadin di Misurina로 2674m다. Cima Cadin di San Lucano의 왼쪽으로 솟은 침봉은 Cimon di Croda Liscia로 불리며 2568m다. 설악산의 신선대에서 보는 공룡능선의 등줄기 보다 뾰족하고 더 높으며 그러한 것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어 그야말로 압도적인 장쾌함이 느껴졌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너른 초원으로 올라서니 그제서야 큰 아이가 “좋다”고 신이 났다.


한참을 풀밭에 앉아 짧지만 파란만장하게 느껴졌을 몇 분간의 경로와 풍경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 우리는 이내 너른 벌판의 다른 대부분의 하이커들이 지나는 길로 다시 합류를 했고 천천히 걸었다. 나무 한그루 없다 보니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오랜 걸음으로 몸이 후끈해져 경량 패딩은 벗을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신부가 드레스를 입고 카딘 산군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이 보다 더 멋진 웨딩 촬영 장소가 있을까 모르겠다.





오랫동안 모든 장면들을 머리속에 마음속에 저장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아우론조 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









아우론조 대피소에 다시 온 시각은 10시 30분이 채 안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때가 되니 이른 아침과 달리 대피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외부 여자 화장실의 경우 줄을 서 있는 정도였다. 웃긴 것이 외부 화장실은 화장실 사용에 1유로의 돈을 받고 아우론조 대피소 내 화장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카피치노, 아이들은 핫초코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제 트레 치메 하이킹 준비를 했다.
2022-09-11
(계속)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와… 경치가 장난 아니네요… 꼭 가보고 싶네요.
사진보다 실제가 더 압도적이죠. 한 번 꼭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