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카디니 디 미주리나와 트레 치메 하이킹에 이어 돌로미티 친퀘토리 가족 하이킹 후기. 카디니 디 미주리나와 트레 치메 하이킹으로 고단한 몸을 감안해서 하루 건너 뛴 9월 13일 친퀘 토리 하이킹을 계획했다. 다행히 날씨는 계속 좋았다. 하루에 수차례 날씨가 바뀌는 이곳, 산행 당일에도 지금과 같이 좋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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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밖은 돌로미티

밤새 별이 빛나도록 밤하늘은 깨끗했고 당일 아침에 텐트 밖을 보니 콘투리네스 봉우리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붉게 물들고 있었다. 한 낮은 18~20도 정도였는데 새벽 최저 기온은 6도 정도 되었다. 우리는 조금 여유롭게 그리고 보다 따뜻한 텐트안에서 어느 덧 마지막 남은 햇반과 캔김치, 고추참치에 코르티나 담페초의 식료품점에서 사온 올리브유를 넣고 볶음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아침을 든든이 먹고 친퀘 토리 대피소로 이동해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20분경.

친퀘 토리 대피소까지 차량 이동은 혼잡한 시간에 가면 절대 안될 듯 하다. 차량 1대가 지나갈 정도의 도로 폭에 설령 맞은편에서 차가 오기라도 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중간 중간 차가 피할만한 너른 공간이 나오기도 하지만 구불구불한 경사길어서 차가 서로 마주쳤을 때 차를 빼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반대편 차와 마주치지 않기를 바랐는데 아침이라서인지 다행히 마주칠 일은 없었다.
친퀘 토리 하이킹
친퀘 토리 Cinque Torri
이탈리아어로 다섯 개의 탑이라는 뜻이다. 산위에 다섯 개의 탑, 즉 다섯 봉우리다. 가장 높은 건 토레 그란데Torre Grande이고 이건 또 방향에 따라 3개의 봉우리로 세분된다. 두 번째로는 Torre Seconda, Torre del Barancio 또는 Torre Romana라고 부른다. 여러 언어로 부르는 것 같다. 세 번째는 Terza Torre 또는 Torre Latina로 부른다. 네 번째인 Quarta Torre는 각각 Torre Quarta Bassa 및 Torre Quarta Alta라고 불리는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암석 블록으로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Quinta Torre 또는 Torre Inglese라고 한다.
친퀘 토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내 랩탑에서 구글을 실행하면 배경화면으로 피딩해주는데 바로 아래 사진 덕분이었다. 너무도 멋져서 찾아보았다. 중앙에 보이는 친퀘 토리와 그 뒤로 병풍처럼 늘어선 침봉들이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산군이다. 그 앞으로 우상향으로 평평히 뻗은 봉우리가 라스토이 데 포르민Lastoi de Formin이었다. 언젠가 이 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게 바로 이 날이었다. 물론 아래 구글 배경 사진과 같은 포인트에서까지 가서 보진 못했지만 제각각의 봉우리들을 근거리에서 또 멀리서 바라보며 그 감흥을 가져올 수 있었다.


위 사진 우측(사진 밖)이 친퀘 토리 대피소Rifugio Cinque Torri (해발 2137m)가 있으며 대피소에서 바로 올려다보면 아래와 같이 친퀘 토리가 올려다 보인다.

친퀘 토리 대피소 ~ 스코이아톨리 대피소
위 사진은 친퀘 토리 대피소에서 북서쪽을 올려다 봤을 때 보이는 뷰다. 친퀘 토리 중 덩치가 가장 큰 토레 그란데 Torre Grande이며 2361m이다.

친퀘 토리 대피소에서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이렇게 임도에 올라서고 다시 지그재그로 올라 친퀘 토리 봉우리에 직접 인접을 하게 된다. 이정표를 보고 임도길을 통해 다음 목적지인 스코이아톨리 대피소로 향하니 친퀘 토리로 오르던 하이커들이 소리쳐 부르더니 자기네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왼쪽 뒤로 가장 높은 봉우리가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로 2715m다. 그 앞으로 우상향으로 경사지어 올라선 봉우리는 라스토이 데 포르민Lastoi de Formin으로 2657m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봤다.



우측에 살짝 걸쳐 보이는 것은 토파나산이다. 친퀘 토리가 코 앞에 있으니 친퀘 토리가 웅장해 보이지만 뒤에 스코이아톨리, 아베라우, 누볼라우 대피소에 가면 거대한 토파나가 크게 펼쳐져 있고 친퀘 토리는 귀여운 암봉으로 변한다.

좀 더 앞으로 다가가 오른쪽을 보니 앞선 사진에서 암벽을 타던 사람이 가까이 보였다. 꼭대기에는 이미 두 사람이 올라서 있다.

그들과 눈을 마주하고 응원의 구호를 외져주고 지나갔다.

암벽을 타고 있는 그 타워 좌측으로 가면 위 사진과 같이 두 타워가 맞닿아 있는 틈새가 있다. 동굴과도 같은 느낌인데 그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뭔가 판타지스러운 느낌도 났다. 사실 우리가 흔하게 보았던 통천문같은 개념!

안에 들어서니 틈새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콰르타 토레Quarta Torre 통천문(?)을 빠져 나와 뒤를 돌아보니 해가 정면을 향해 광선을 내뿜었다.
친퀘 토리를 관통해 지나오면 거대한 토파나산과 좌측으로 라가주오이가 이어진다.


스코이아톨리 대피소에 이르러 카푸치노, 그리고 아이들은 스프라이트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이 곳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 수도 있다. 물론 하이킹으로 올 수도 있다. 우리의 출발점이었던 친퀘 토리 대피소에서 임도길로 직접 오면 1km정도가 채 안되는 거리고 친퀘 토리를 관통해서 오면 약 2km가 채 안되는 거리다.
스코이아톨리 대피소 ~ 아베라우 대피소



푸른 목초의 양들속으로 다가가 보았다. 뒤로 보이는 커다란 돌산은 아베라우 Averau 봉우리다. 좌측 아래에 아베라우 대피소가 있다.



아베라우 대피소에 이르니 반대편 풍경이 펼쳐졌다. 돌로미티에서 가장 높은 마르몰라다 설산이 멀리 보이고(우측), 파란 하늘에 시야가 너무도 선명해서 또렷이 보이는 돌로미티 산그리메, 그리고 초가을에 걸맞게 물든 카키색의 초원이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아베라우 대피소 ~ 누볼라우 대피소

다시 지나온 길을 위 사진으로 보면 -> 좌로 우뚝 선 토파나, 중간에 귀여운 친퀘 토리, 그 우측에 우상향으로 뻗은 산군이 크리스탈로Cristallo다. 그 아래 보이는 마을이 바로 코르티나 담페초다. 맨 뒤 멀리 보이는 산군은 Hohe Tauern으로 독일어 명칭으로 불리는 산군들이다.

좀 더 오른쪽으로 이동해보면 바로 우측에 솟은 산이(위 사진 중앙 부위) 이틀 전 다녀왔던 아우론조 대피소 남쪽의 카디니 디 미주리나다.

다시 좀 더 오른쪽으로 이동해보면 소라피스Sorapis 산군, Marmarole산군, 중앙 우측 뒤에 뾰족 솟은 것이 안텔라오Antelao로 3264m이다. 그리고 그 오른쪽 뾰족한 침봉들이 Croda da Lago산군이다. 친퀘 토리 대피소 부근에서 봤던 크로다 다 라고 산군을 아베라우와 누볼라우 대피소 사이에서 바라보았다.



장쾌한 누볼라우 대피소 조망




누볼라우 대피소의 동남쪽 뷰는 생각보다 압권이다. 좌측 끄트머리부터 보자면 앞서 언급을 했었던 라스토이 데 포르민 2657m, 그 오른쪽 맨 뒤 높이 솟은 산은 좌측의 평평한 곳이 스팔라Spalla 3024m, 우측의 솟은 곳이 펠모Pelmo 3168m, 사진 중앙에 우측 방향으로 뾰족이 솟은 것이 토레 두쏘Torre Dusso 2618m, 그 오른쪽 파쏘 지아우 뒤로 있는 산이 몬테 체르네라Monte Cernera 2664m이다.
그리고 바로 이 곳 누볼라우 대피소가 있는 산이 라 구셀라Ra Gusela다.


좀 더 밑으로 내려가보니 내가 서 있는 저 아래로 길이 나 있는데 거의 수직이고 철제 가드와 줄이 연결되어 있었다. 밑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밑에서 올라오던 노부부가 사진을 찍게 얼굴 좀 치워달라고 부탁했다. ㅎㅎㅎ. 이 길은 파쏘 지아우와 연결이 된다.


사람들이 샌드위치를 많이 사먹기에 하나 사서 먹어봤다. 우리네 기준으로 짜지만 역시 짠 건 맛있다. 패티 고기가 뭐냐고 물으니 대부분 쇠고기지만 여러 고기가 섞여 있다고 한다. 언뜻 들은 얘기로 이곳에서는 야생 동물 고기도 잘 먹는다고 들었던 것 같다. 큰 애가 쇠고기, 돼지고기 외의 고기에 대해 선입견이 있어 이 말을 듣고는 한입 베어 물고 싫다고 했다.
샌드위치가 7.5유로, 맥주 한 잔이 3.5유로였다. 가격이 어쨌든 이 장쾌한 풍광이 펼쳐진 산장의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그 맛은 환상이었다.

하이킹을 마치며
이제 하산할 시간이다.
해외의 명소 트레킹을 하면서 늘 색다르게 느끼는 점은 이들이 자연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이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정표와 안내문이다. 아래 사진들을 한 번 보자. 그저 바위에 이곳이 탐방로라는 것을 간단히 표기만 해둔다. 빨간색, 흰색으로 바위에 칠해 놓았다.


위 누볼라우 대피소에서 찍은 조망 사진을 좀 더 설명하자면,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이 천길 낭떠러지다. 많은 하이커들이 지나고 경치를 보려고 올라서보기도 하는 곳인데 펜스나 가드 하나 없이 그냥 그대로 두었다. 지난 7월엔가 마르몰라다의 빙하가 녹아서 등산객들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이 부근의 탐방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이들이 해당 구역에 플래카드와 펜스를 치는 등의 액션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모두 다 알 수 밖에 없는 곳에 규격화되어 있지 않은 제각각의 팻말들이 넘치고 있다. 불필요한 수 많은 펜스들과 심지어 자연을 훼손해가며 암릉에 바위를 뚫어 굵은 펜스를 세워둔다. 예를 들어 지리산 연하선경을 멋드러지게 감상할 수 있는 화장봉에 설치된 나무 펜스. 그 위험하지 않은 그 곳에 그런 나무 펜스를 심어 놓을 필요가 있을까? 비탐로의 경우 보기 흉한 거대한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있다. 법을 어기는 자들은 안내문의 크기와 모양에 상관없이 어기는 자들이다. 이 사진들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이었다.




친퀘 토리 하이킹 경로 – 약 6.5km
친퀘 토리 하이킹을 마치고……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fTbt
2022-09-13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정말 장관이네요!!
최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