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 치메 가족하이킹 – 텐트 밖은 돌로미티(2)

트레 치메 Tre Cime

트레 치메 하이킹 코스 개요

트레 치메라는 것은 이탈리아어로 3개의 봉우리라는 뜻이다. 좌측부터 Cime Ovest(Western Peak), Cime Grande(Big Peak), Cime Piccola(Little Peak)로 명명되어 있다. 트레 치메 하이킹 코스는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빙 둘러서 한 바퀴를 도는 코스다. 그 루트에 아래 그림처럼 4군데의 대피소가 있고 아우론조 대피소까지 차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시작점으로 보통 잡는다. 반대편에 있는 북동쪽의 로카텔리 대피소까지 다녀오는데 반시계 방향으로 가면 로카텔리 대피소까지 거의 평지 수준으로 걷는다(101번길). 그리고 원점인 아우론조 대피소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105번길)로 돌아 온다. 돌아 올 때는 거리도 약간 더 길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꽤 길어서 조금 더 힘이 든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로카텔리까지 간 길 그대로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오로지 로카텔리와 트레 치메 하나만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풍광도 즐기고 살펴보려면 온전히 한바퀴를 도는 코스를 추천한다.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면 약 11km 정도이며 넉넉히 반나절 정도면 충분하다. 난이도는 쉽다.

트레치메 하이킹 코스
아우론조 대피소에서 시작하는 카디니 디 미주리나 & 트레 치메 하이킹 루트
돌로미티 최고의 하이라이트 절경 트레 치메 가족 하이킹 유튜브 영상.

아우론조 대피소 ~ 라바레도 대피소

우리는 쉬엄 쉬엄 천천히 걸었다. 오른쪽으로는 아침 일찍 둘러 보았던 카딘 산군이 펼쳐진다.

트레치메 하이킹
라바레도 대피소로 향하는 길.
트레치메 하이킹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는 카딘 산군. 카딘 산군을 배경으로.
트레치메 하이킹
왼쪽으로는 위로 트레 치메가…
트레치메 하이킹, 카딘 산군
다시 오른쪽의 카딘 산군. 압도적인 장쾌함이 느껴진다.

아우론조 대피소에서 라바레도 대피소까지는 약 1.9km 정로 평지길이다. 20~30분 정도면 이를 수 있다.

라바레도 대피소 ~ 로카텔리 대피소

그리고 라바레도 대피소에서 급경사가 나오는데 조금만 올라가면 다시 평지길이다. 오전 11시가 넘어가자 구름 하나 없던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30분쯤 더 지나니 하늘이 마치 두 겹이라도 되는 양, 아래와 같은 사진처럼 되었다. 신기한 모습이다.

트레치메 하이킹
2022-09-11(Sun) 11:27AM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 Torre dei Scarperi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 Torre dei Scarperi
트레 치메
트레 치메

12시가 넘어 로카텔리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구름은 더 많아졌고 소량의 비를 뿌리기도 했다. 대피소 테이블에 앉아 점심으로 싸 온 샌드위치와 음료를 마셨다. 우리나라 산에 다람쥐들이 등산객들의 음식을 탐한다면, 이 곳 돌로미티에서는 까마귀들이 있다. 까마귀들이 들이댄다. 로아커 웨하스 나폴리 타너(초코 웨하스)를 놓아주니 일말의 부끄럼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물고 갔다.

트레 치메 까마귀
웨하스를 탐하는 까마귀.
트레 치메 까마귀
까마귀가 말하는 듯 하다,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어, 그냥 로카텔리 대피소로 가면 돼.”

로카텔리 대피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트레 치메의 동굴(Grotta della Tre Cime)이 나온다. 동굴에서 트레 치메를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로카텔리를 방문한 사람들 치고는 사람이 적었는데 그래도 올라가니 몇 몇 분들이 동굴안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빈 동굴에 가서 트레 치메를 찍어 보았다.

트레 치메 동굴
트레 치메 동굴
로카텔리 대피소
로카텔리 대피소. 이 곳에 숙박 예약 문의를 했었는데 응답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로카텔리 대피소 ~ 아우론조 대피소 (원점 회귀)

이제 Alta Via 4번 길이자 105번길인 로카텔리에서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아우론조 대피소를 향해 갔다. 처음에는 계속 내리막으로 가며,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서야 한다.

트레 치메 하이킹
내리막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
우측에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를 끼고 간다.
트레 치메 하이킹
뒤돌아 보면 침봉들 아래로 라바레도 대피소에서 로카텔리 대피소로 이어지는 길이 나 있는 것이 보인다.
트레 치메 하이킹
돌아가는 내내 다양한 각도에서의 트레 치메를 감상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트레 치메 하이킹
분지도 보이고 맨 뒤에 솟은 산은 오전에 보았던 것으로, Prato Piazza 고개의 좌측에 있는 Forcella Colfiedo다. 다른 각도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트레 치메 하이킹
내려가는 만큼 올라야 할 길.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
토레 데이 스카르페리를 보며.
트레 치메 하이킹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사방 팔방이 절경이다.
트레 치메 하이킹
상승 구간. 하지만 우측 건너편의 절경이 고단함을 상쇄시킨다.
트레 치메 하이킹

트레 치메 하이킹

Langalm 산장
Langalm 산장
트레 치메 하이킹
트레 치메의 서쪽 측면. 캬~ 엄청나다.
트레 치메 하이킹
아내는 지칠대로 지쳤다. 우리나라의 큰 산만큼 험준하진 않았지만 뙤약볕에 2곳의 하이킹 코스를 길게 한 번에 했으니까…
트레 치메 하이킹
지나온 길
뒤렌슈타인
가운데 멀리 솟아 있는 것이 뒤렌슈타인 Dürrenstein. 이탈리아어 명칭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트레 치메 하이킹
지나온 길. 비현실적이면서 판타지스럽기까지 한 압도적 풍광이다.
트레 치메 하이킹
트레 치메의 서쪽면을 돌아서니 드디어 카딘 산군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왔다.
트레 치메 하이킹
아우론조 대피소 주차장.

무사히 아우론조 대피소까지 되돌아 왔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를 4.8km, 트레 치메를 11.6km, 총 16.4 km의 하이킹을 완료했다. 걸음수로 보니 약 28,000 걸음이다. 험난한 코스는 아니었지만 지리산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 때 걸음수가 약 58,000걸음 정도 되었으니 성중 종주의 절반에 가까운 걸음에 아내와 아이들이 지칠법도 했다. 더구나 강한 햇살에 입술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처음 겪는 것이었다.

텐트 밖은 돌로미티
텐트 밖은 돌로미티, 텐트 안은 포근~

코르티나 담페초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맥주와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포근한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3년 전 스위스 캠핑과 하이킹과 비교하자면, 이 번 돌로미티 여행은 아무래도 빡빡한 일정에 도심의 여정까지 끼워 넣고 수 많은 돌로미티의 명소들을 욕심 부리 듯 다녀와서인지 아이들과 아내는 스위스 여행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처음 마주했었던 늦은 오후의 햇살에 반사되어 황금색을 뽐내던 돌로미티의 위압적인 아름다움은 모두의 머리속에 크게 각인되어 있었다. 특히 카디니 디 미주리나와 트레 치메 하이킹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fNYl

2022년 9월 11일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You may also like...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