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 치메 가족하이킹 – 텐트 밖은 돌로미티(2)
트레 치메 Tre Cime
트레 치메 하이킹 코스 개요
트레 치메라는 것은 이탈리아어로 3개의 봉우리라는 뜻이다. 좌측부터 Cime Ovest(Western Peak), Cime Grande(Big Peak), Cime Piccola(Little Peak)로 명명되어 있다. 트레 치메 하이킹 코스는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빙 둘러서 한 바퀴를 도는 코스다. 그 루트에 아래 그림처럼 4군데의 대피소가 있고 아우론조 대피소까지 차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시작점으로 보통 잡는다. 반대편에 있는 북동쪽의 로카텔리 대피소까지 다녀오는데 반시계 방향으로 가면 로카텔리 대피소까지 거의 평지 수준으로 걷는다(101번길). 그리고 원점인 아우론조 대피소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105번길)로 돌아 온다. 돌아 올 때는 거리도 약간 더 길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꽤 길어서 조금 더 힘이 든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로카텔리까지 간 길 그대로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오로지 로카텔리와 트레 치메 하나만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풍광도 즐기고 살펴보려면 온전히 한바퀴를 도는 코스를 추천한다.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면 약 11km 정도이며 넉넉히 반나절 정도면 충분하다. 난이도는 쉽다.
- 이전 이야기 : 카디니 디 미주리나 가족하이킹 – 텐트 밖은 돌로미티(1)

아우론조 대피소 ~ 라바레도 대피소
우리는 쉬엄 쉬엄 천천히 걸었다. 오른쪽으로는 아침 일찍 둘러 보았던 카딘 산군이 펼쳐진다.




아우론조 대피소에서 라바레도 대피소까지는 약 1.9km 정로 평지길이다. 20~30분 정도면 이를 수 있다.
라바레도 대피소 ~ 로카텔리 대피소
그리고 라바레도 대피소에서 급경사가 나오는데 조금만 올라가면 다시 평지길이다. 오전 11시가 넘어가자 구름 하나 없던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30분쯤 더 지나니 하늘이 마치 두 겹이라도 되는 양, 아래와 같은 사진처럼 되었다. 신기한 모습이다.



12시가 넘어 로카텔리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구름은 더 많아졌고 소량의 비를 뿌리기도 했다. 대피소 테이블에 앉아 점심으로 싸 온 샌드위치와 음료를 마셨다. 우리나라 산에 다람쥐들이 등산객들의 음식을 탐한다면, 이 곳 돌로미티에서는 까마귀들이 있다. 까마귀들이 들이댄다. 로아커 웨하스 나폴리 타너(초코 웨하스)를 놓아주니 일말의 부끄럼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물고 갔다.


로카텔리 대피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트레 치메의 동굴(Grotta della Tre Cime)이 나온다. 동굴에서 트레 치메를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로카텔리를 방문한 사람들 치고는 사람이 적었는데 그래도 올라가니 몇 몇 분들이 동굴안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빈 동굴에 가서 트레 치메를 찍어 보았다.


로카텔리 대피소 ~ 아우론조 대피소 (원점 회귀)
이제 Alta Via 4번 길이자 105번길인 로카텔리에서 트레 치메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아우론조 대피소를 향해 갔다. 처음에는 계속 내리막으로 가며,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서야 한다.



















무사히 아우론조 대피소까지 되돌아 왔다. 카디니 디 미주리나를 4.8km, 트레 치메를 11.6km, 총 16.4 km의 하이킹을 완료했다. 걸음수로 보니 약 28,000 걸음이다. 험난한 코스는 아니었지만 지리산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 때 걸음수가 약 58,000걸음 정도 되었으니 성중 종주의 절반에 가까운 걸음에 아내와 아이들이 지칠법도 했다. 더구나 강한 햇살에 입술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처음 겪는 것이었다.

코르티나 담페초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맥주와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포근한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3년 전 스위스 캠핑과 하이킹과 비교하자면, 이 번 돌로미티 여행은 아무래도 빡빡한 일정에 도심의 여정까지 끼워 넣고 수 많은 돌로미티의 명소들을 욕심 부리 듯 다녀와서인지 아이들과 아내는 스위스 여행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처음 마주했었던 늦은 오후의 햇살에 반사되어 황금색을 뽐내던 돌로미티의 위압적인 아름다움은 모두의 머리속에 크게 각인되어 있었다. 특히 카디니 디 미주리나와 트레 치메 하이킹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fNYl
2022년 9월 11일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