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후기 | 상세한 코스 리뷰
일주일 전 10월 10일(월) 대청봉 체감기온 영하 24도에 초속 22m의 역대급 혹한 폭풍 속 설악산행(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48)을 하고 나서 뭔가 아쉬운 마음 한 켠이 비워지지 않았다. 마침 회사 휴무일이 17일 월요일이어서 매년 설악산을 함께 해 온 회사 후배와 함께 다시 설악을 찾았다. 이번엔 ‘설악산 공룡능선 코스’ 다.
수 많은 분들께서 남기신 공룡능선 탐방기들에 더해서 여유롭고 찬찬히 둘러 본 공룡능선의 속살들을 펼쳐 보았다. 어쩌다 보니 이 친구와 벌써 4번째 공룡능선 산행이 되었다. 이번에는 소공원-마등령-공룡능선-천불동계곡-소공원 약 20여km 코스다.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능선에 대해 호사가들은 ‘공룡능선을 다녀온 자와 아닌자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산의 끝판왕이다’, 신선대 조망에 대해 지리산 천왕봉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가 있다’ 라는 등의 무수한 말들을 쏟아내곤 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고루한 옛 말일 뿐이다. 예전의 험난한 길들이 잘 정비되어져서 이젠 공룡능선보다 더한 산들이 무명의 설움속에 험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또 예전처럼 교통이 어렵지도 않고 사람들의 삶은 한 층 여유로와(?)져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가는 사람들이 즐비해졌으니까…… 그런 말들은 이제 무의미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공룡의 옛 명성은 used to를 붙여 언급해야 할 세상이 되어 버린 것. 어찌보면 아쉬움도 생기지만 공룡능선의 의미는 여전히 크고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에 올해 봐도 내년에 봐도 똑같은 감흥을 가질 것이다.
설악산의 등로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백두대간 마루금, 동쪽의 외설악과 서쪽의 내설악을 가르는 이 4.9km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가슴 벅찬일이기도 하다.
산행 장비
지난 주의 설악산 산행 차림에 비해 다른 점은 배낭 무게(11.5kg->8.8kg : 버너, 식기와 이에 상응하는 음식을 빼니 35L를 22L 배낭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와 신발, 그리고 무릎보호대다. 지난 주 백담사 하산길에 등산화 밑창이 망가지는 바람에 나이키 페가수스 트레일2를 신었는데 한 발 한 발 디딜 때 발목꺾임을 주의하는 것과 차림에 어울리지 않는 것 말고는 가볍고 좋았다. 무릎보호대는 지난주에는 잠스트 EK-3를 착용했었는데 봉정암 하산 즈음부터 무릎 밑 슬개건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잠스트 JK-1을 착용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보호대 안쪽에 무릎 밑을 받쳐주는 쿠션이 내장되어 있어서 무릎 아래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주는데 이게 나에게는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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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의 설악산 날씨
날씨는 예보대로였습니다. 지난 주 월요일이 지옥이었다면 천국같은 느낌?^^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각인 해뜨기전 마등령에서의 능선 바람에 아침으로 컵라면을 먹었을 때 하드쉘을 잠시 입는 정도였고 이 후로는 화창한 가을 날씨의 전형이었다. 새벽 기온은 5~6도 수준 일출 직전 최저점이 1도(체감온도가 영하 2~3도 수준) 정도였으며 바람은 시원하게 부는 수준이었다. 6시전까지 구름이 많다는 것도 6시 이 후 구름하나 없이 해가 쨍쨍해진다는 것까지 거의 정확했다.
소공원~비선대~마등령삼거리
17일 새벽 2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매표소에서 개방을 시작했다. 신흥사가 거두는 요금이다. 10월 성수기만 그러한 것인지 몰라도 예전에는 이 시간에는 징수를 하지 않았었는데, 요금도 작년에는 3500원이었는데 4500원으로 무려 22%나 올렸다. 하나마나한 얘기긴 하지만,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더라도 20%이상 올리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매표소 직원의 월급은 20% 이상 올려주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캄캄한 밤에 문화재 관람을 할 턱이 없는데 문화재관람료 명목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그래서인지 문화재관람료라는 말 대신 문화재구역이라는 말로 슬그머니 말을 바꾼 것인가?- 여러 모로 늘 입장료를 낼 때마다 드는 기분 나쁨은 어쩔 수가 없다.
(* 2023년 5월 4일부터 설악산을 방문하는 모든 탐방객은 별도의 입장료나 문화재 관람료 없이 자유롭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문화재 관람료 제도를 폐지하기로 합의해서 신흥사가 걷던 관람료 징수가 없어진 것이다. 그 비용만큼 국가가 지원한다는 합의가 있었다 하니 결국 세금으로 지원해준다는 얘기 ㅠ)
칠흑같은 어둠속에 마등령을 향해 천천히 묵묵히 올랐다. 월요일 새벽인지라 사람도 거의 없고 쾌적하니 참 좋았다. 마등령에 가까이 다가섰을 때 일기예보처럼 새벽내내 하늘에 구름은 가득해 별을 볼 수는 없었지만 달 아래 흐르는 구름과 달무리, 그 아래로 짙은 어둠덕에 원근이 제대로 느껴지질 않는 화채능선과 공룡능선, 그리고 대청라인이 순간적으로 내 앞으로 질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저 반대편 멀리 2개의 헤드랜턴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저 빛의 궤적을 망원렌즈가 있다면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마등령 삼거리(해발 1209m)에 이르러 지친 몸을 가누며 점심으로 생각했던 컵라면을 꺼내 먹었다. 능선에 올라서자 시원했던 바람이 차갑게 변했는데 그 순간 따뜻한 국물을 마시고픈 욕구가 강해졌다. 찬 바람을 하드쉘로 차단하고 뜨거운 라면 국물에 적셔진 면발을 먹으니 엔돌핀이 솟는 듯 했다. 요기를 끝내고 재정비를 마칠 무렵 순식간에 날이 밝아 왔다. 다만, 아쉽게도 구름이 짙어 기대하던 일출을 보진 못했다. 본격적으로 공룡능선 탐방을 시작했다. 일출이 시작되었어도 구름이 많아 어두움이 가시질 않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괜찮았다. 바람은 시원하고 능선의 모습이 점점 화려하게 짙어졌다.
설악산 공룡능선 코스 파헤치기
사진으로 보는 공룡능선, 천천히 그 속살을 파헤쳐 본다.
마등령 삼거리~1275봉















1275봉~신선대~무너미고개
공룡능선의 중간 1275봉에 도착했다.




















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했다(오전 10시 38분).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
드디어 공룡능선을 다 통과하고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쪽으로 하산을 했다. 원래의 백두대간 능선 관점에서 보면 신선대에서 무너미고개까지 이어지는 봉우리 중턱의 우회로가 아니라 아래와 같이 신선봉을 넘어야 한다(비탐로).









소공원에 도착하니 월요일 맞나? 관광객들이 주말만큼이나 북적였다. 월요일 오후인데 소공원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쭉 늘어서 있다. 10월의 설악은 그런가 보다.
다음을 기약하며……
산행 기록
총 이동거리 : 20.3km
이동시간 : 10시간 55분
휴식시간 : 2시간 3분
총 소요시간 : 12시간 58분(10월 17일 오전 1시 48분 ~ 오후 2시 46분)
총 획득고도 : 1658m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g34Y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