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퍼러휘테 (Olpererhütte) | 칠러탈 알프스 최고의 가족 하이킹 코스
오스트리아 칠러탈 알프스 올퍼러휘테 (Olpererhütte) – 최고의 가족 하이킹 코스를 다녀왔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게 된 계기는 바로 칠러탈 알프스의 올퍼러휘테(Olpererhütte) 산장에 매료되면서부터였다.
칠러탈 알프스
칠러탈 알프스(Zillertal Alps)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지대에 있는 중앙 동부의 알프스 지역을 일컫는다. 아래 지도가 나와 가족이 함께 다녀온 오스트리아 여행 루트이며 붉은색 바운더리 부근이 바로 칠러탈 알프스에 해당된다.


2개로 분할되어 있는 티롤주
오스트리아는 수도 빈을 제외하고 8개 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 티롤주는 오스트리아 서부의 알프스 산간 지대로 남쪽은 이탈리아와 접경을 이루는데 위 그림의 노란색에 해당되는 곳이다. 특이하게도 2개로 분할이 되어 있는데, 즉 북티롤과 동티롤로 나누어져 있다.
북티롤의 북쪽은 독일과 맞닿아 있다. 이렇게 된 것에는 1차 세계대전 후에 티롤의 남쪽인 남티롤이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이탈리아로 넘어가게 되었고 오스트리아에 남아 있는 티롤이 북티롤과 동티롤로 쪼개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남티롤은 이탈리아 행정구역 명칭으로는 트렌티노알토아디제이고, 아직도 오스트리아계 즉 남부 독일계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을 남부 티롤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로 쥐트티롤이라고도 부른다.
코르티나담페초를 제외한 대부분의 돌로미티 지역이 이 남티롤, 즉 트렌티노알토아디제에 속해 있다. 여하튼 명칭만 보더라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간의 민감한 관계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올퍼러휘테 (Olpererhütte)
이 티롤주, 북티롤에 칠러탈 알프스가 속해 있고 칠러탈 알프스에 올퍼러휘테 산장이 있는 것이다. 올퍼러는 인근의 Olperer peak에서 유래했다. 즉 올퍼러 봉우리 아래 있는 산장이다.
올퍼러휘테는 내가 황홀해마지 않는 알프스 지역의 하이킹, 트레킹 코스 중 오스트리아 지역 알프스에서 꽤나 알려진 곳이었다. 아래와 같이 저수지를 배경으로 출렁다리(Kebema 다리)위에서 사진을 찍는 핫스팟으로 유명해서 호시탐탐 찾아갈 기회를 엿보고 있던 곳이었다. 실제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사진 각도에 따라 아찔한 느낌을 준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사진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뭔가 아찔하면서도 압도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갖게 되는 이런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땀 뻘뻘 흘려가며 온 것이다. 위 사진만 보면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리 위험하지 않다. 계곡물을 건너기 위해 설치된 아래 사진과 같이 2~3미터 정도의 작은 출렁다리일 뿐이다. 사진을 찍는 각도에 따라 아찔하고도 압도적 느낌의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것이다.

올퍼러휘테 트레일까지 차량 이동
빈, 잘츠캄머구트, 잘츠부르크, 첼암제 인근의 탑 오브 잘츠부르크라 일컫는 키츠슈타인호른(3201m) – 케이블카로 3029m까지 올라가며 파노라마 조망이 장관임 – 까지 탐닉을 마치고 가장 고대하던 올퍼러휘테 산장으로 향했다.(키츠슈타인호른 후기 아래 링크 참조)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93
주차장도 잘 되어 있고 사전에 구글맵 스트릿뷰로 둘러보았는데 넉넉하니 쾌적해 보였다.
구글 좌표
- 구글맵 목적지 : Schlegeisspeicher 슐레가이스 슈파이허, 슐레가이스 저수지란 의미다. 또는 Schlegeis Stausee 슐레가이스 슈타우제 로 입력하고 와도 된다.
- 정확한 좌표 : 댐 저수지인데 장소가 넓어서 주차장이 여러군데 있다. 구글맵에는 표시가 안되어 있는데 올퍼러휘테 하이킹 입구에도 주차를 할 수 있다. 구글맵에 47.031438, 11.697284 이 좌표를 찍고 오면 등산로 바로 앞이다. 바로 그 자리에 주차하면 된다.
잘츠부르크 주에서 북티롤 주로
키츠슈타인호른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올퍼러휘테 하이킹 기점의 주차장까지는 약 120km 정도다. 서울-대전이 채 안되는 거리이지만 2시간 40분이나 소요되었다. 여느 시골 국도와 같은 길인데 이내 구비구비 오르고 내리는 좁은 산길을 운전해 지나야하는 것이었다.


168번, 165번 도로를 50km 정도 지나면 Wald im Pinzgau를 지나치게 되고 이때부터 산길 루트가 시작된다. 이때까지는 해발고도가 7~800미터대로 우리나라의 대관령 정도인데 갑자기 좁은 산길이 시작되고 계속 산을 오르는 드라이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좌측에 Speicher Durlaßboden(뒤를라스보덴 저수지)가 나올 무렵 최고 높이에 이르렀다. 해발 1500미터가 넘는 고지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은 만항재(1330m)다.
다시 서서히 내리막으로 가다 169번 도로(Zillertal Straße)를 만나는 지점에 이르러(위 그림 지도 참조) 지그재그로 급격히 고도를 낮춘다. 첼암칠러(Zell am Ziller)에서 169번 도로를 따라 남서쪽으로 향했다. 늦은 오후 역광에 비친 칠러탈 알프스의 산세는 아름다웠다.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요금소가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것인데 14.5유로를 내야 했다. 길이 좁은 Spiegelschlag이라는 터널을 통과하게 되는데 터널이 1차로라서 신호등에 따라 터널에 진입하면 반대편에 차가 대기하고 있다. 터널도 뭐 다듬어진 터널도 아니고 날 것의 터널, “쌩”터널이었. 마치 돌덩이가 떨어질 것만 같은… ㅎ 이런 터널을 지나자 아내가 “아니 여보, 사람들이 많이 가는 정상적인 산에 가자고!” 라며 또 불안해 했다. 22년 돌로미티 카디니 디 미주리나의 절벽길 트라우마라고 약간 과장된 항의를 했다.(당시 후기 : 카디니 디 미주리나 가족하이킹 – 텐트 밖은 돌로미티(1)) 나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안심시켰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안가서 그렇지…


이내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댐이 보인다. 슐레가이스 댐인데 131m 높이로 나중에 보니 댐에서 하는 액티비티들(댐 벽타기 등)이 많이 있다. 댐위로 올라가서 보면 바로 이런 댐호수다.

오후 3시 50분. 올퍼러휘테 등로 앞 주차장에 드디어 도착했다. 키츠슈타인호른에서의 일정이 조금 늦어지다 보니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게다가 사춘기인 큰 아이가 아이패드를 들고 올라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옥신각신하느라 더욱 지체가 되었다.
올퍼러휘테(Olpererhütte) 하이킹 루트
정비를 하고 출발한 시각은 오후 4시 10분. 들머리의 해발고도를 보니 이미 1784m 정도로 설악산 대청봉보다 조금 높은 고지다. 여기서 아래와 같은 경로로 꾸준히 오르게 되고 올퍼러휘테 산장(해발 2389m)까지는 편도 약 2.5km 정도이며 약 600미터 정도의 고도 획득이다. 빠른 사람은 1시간이면 갈수도 있는 거리이지만 넉넉히 1시간 45분 정도 잡으면 된다. 그리고 산장에서 몇 백미터 더 가면 칠러탈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포토 스팟에서, 호수와 산의 파노라마 풍광을 아찔한 현수교에서 보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등로는 아주 잘 되어 있다. 고지다 보니 역시 무성한 숲을 이룬 산이 아니어서 조금만 오르면 조망은 탁 트이고 저수지 호수와 칠러탈 알프스의 주능선을 내내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아주 환상적인 하이킹 코스다.




고도를 점점 높이며…







드디어 산장에 도착했다. 오후 5시 54분. 날이 화창했는데 역시 저녁이 되니까 구름이 많아졌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아름다운 햇살에 반사되는 호수와 산, 산장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올퍼러휘테 산장

산장 예약하기
산장 숙박은 사전(두 달 반 전)에 예약했다. https://www.olpererhuette.de/ 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들의 자긍심일지 영어 페이지는 없고 독어로만 되어 있으나 눈치껏 할 수 있을 정도다.

숙박비는 8인실 기준(우리나라 국립공원 대피소와 흡사하다) 성인이 27유로, 청소년은 19유로다(2023년 기준이고 2025년엔 각각 30유로, 22유로로 올랐다). 그리고 식사를 포함하면 3가지 코스 메뉴 저녁과 아침 뷔페를 주는데 하프보드라고 불리며 38유로다(2023년 기준인데, 2024년에는 40유로, 2025년엔 42유로로 인상이 되었다). 자체 조리는 허용되지 않으나 알프스산악회원에게는 예외로 하되 이 경우 산장 인프라 이용료는 방문자 2.5유로, 투숙객은 5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 가족(성인2, 청소년2)의 석식, 조식 포함한 투숙 비용은 총 244유로였다. 인당 요금을 받으니 아무래도 호텔 비용과 맞먹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도 아름다운 전경의 알프스를 눈 앞에 두고 식사를 하는 것 자체로 커버가 된다. 사실 음식맛은 별로였다. 저녁식사라고 해봐야 늦게 와서인지 선택의 여지 없이 남은 메뉴를 택했어야 했는데 오뎅국물 비슷한 수프, 드라이한 쌀밥에 닭다리 하나가 저녁식사였는데 산행을 막 마치고 난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정말 맛없다고 토로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ㅎㅎ.
8인실 구조
산장 침실 내부는 아래와 같다. 5인실과 8인실이 있는데 5인실은 오래전에 예약이 완료되어 8인실을 쓸 수 밖에 없었다. 2층에 2명, 1층에 2층 침대에 위, 아래 각각 3명이 잘 수 있다. 5인실 방이 비면 변경해주기로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입실을 했을 때 빈방이어서 8인실을 우리 가족만 쓰나보다 했는데, 조금 뒤에 독일인 여성 산악인들 4명이 입실을 했다. 그녀들은 휴가를 이용해 칠러탈 알프스의 3박 4일간 하이킹을 위해 짐을 꾸려 온 것이었다. 늦은 이유를 물으니 그 중 한명이 기차에서 지갑을 놓고 내리는 바람에 지갑을 찾느라고 늦어졌다고 한다. 결국 지갑은 찾았다는… 우리는 내일 하산하지만 그녀들은 계속 산행을 이어간다고 한다. 독일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렇게 멋진 알프스가 바로 이웃해 있고 언어 장벽도 없으니 말이다.

케베마(Kebema) 다리
식사를 마치고 Kebema다리로 왔다. 좀 늦은 시간이어서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미 해가 지고 난 뒤여서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6:50PM


슐레가이스 댐 저수지와 칠러탈 알프스 능선을 눈에 담고 다시 대피소로 돌아왔다.
산의 날씨는 역시 변화무쌍하다. 해가 지자 언제 맑았냐는 듯이 어두컴컴함을 넘어 천둥, 번개와 세찬 비를 쏟아 부었다. 다행히도 아늑한 산장에서 저녁을 먹고 여독을 푸는 와중에 이런 환경이 되니 마치 영화속에 나올법한 천둥, 번개가 치는 숲속의 산장안에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무시무시한 천둥, 번개, 이내 세찬 비가 쏟아졌다. 산장에서. 7:55PM

번쩍 번쩍.
2일차
다음날 아침 일찍 일출과 다리에서의 아침 조망을 보려고 서둘러 케베마 다리로 다시 갔다. 동북쪽으로 붉게 타오르는 빛이 산능성과 구름층 사이로 새어나오는 것이 장관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은 8도 정도에 뇌우 경보가 있다. 케베마 다리에서 촬영을 마칠 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고 산장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비는 그치고 하늘이 다시 개었다.













오전 10시 10분. 주차장에 이르고 나니 칠러탈 알프스의 산장속 하룻밤이 마치 꿈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2023-09-12~09-13.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우와~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경치가 끝내줍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여정에 고려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