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가족산행기 : 소공원 원점 회귀 코스 리뷰(2024)
지난 주말(5월 18일~19일)에 다녀온 설악산 공룡능선 가족산행 후기. 아래와 같이 소공원-천불동계곡-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소공원 코스로 다녀왔다.

[사설]
아이들과 함께 한 산행이고 나름 개인적인 소회가 있다 보니 본격 산행 후기에 앞서 사설이 길게 붙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설악산을 꼽아보니 다음과 같이 꽤 된다.
- 2013년 1월(권금성)
- 2015년 9월(금강굴, 울산바위)
- 2016년 2월(토왕성 폭포)
- 2016년 10월(소공원
-양폭대피소1박 -대청봉 -오색) - 2017년 2월(권금성, 북설악 성인대)
- 2018년 1월(울산바위)
- 2018년 10월(오색
-대청봉 -소청대피소1박 -신선대 -천불동계곡 -소공원) - 2019년 5월(권금성, 울산바위)
- 2020년 8월(토왕성 폭포)
- 2021년 4월(금강굴)
- 2023년 6월(오색
-대청봉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 -한계령) - 2024년 5월(소공원
-천불동계곡 -희운각대피소1박 -공룡능선 -마등령 -소공원) -> 바로 지난 주말에 다녀온 것.
따져 보자니 아이들을 우리 나이로 5살, 3살 때부터 케이블카에 태워 설악산을 드나들기 시작했었다. 그러다 소공원-대청봉-오색 코스로 처음으로 대청봉을 데려간 게 2016년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 둘째가 유치원 때였다. 이 때 양폭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아침에 한 부자(父子)와 비슷하게 나서게 되었는데 아이가 몇 살이냐고 하니 중학교 1학년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그들은 공룡능선으로 향한다고 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를 데리고 공룡능선을 향하는 그들이 대단해 보였고, 나중에 큰 애가 중학생이 되면 공룡능선 가족산행을 도전해보기로 이 때 마음을 처음 먹었다. 당시에 초등학교 1학년생이 대청봉을 향해 가고 있으니 6학년 정도되면 공룡능선에 갈만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큰 애 기준이니 둘째는 덩달아 가족 최연소 갱신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2년 뒤인 2018년 10월에 뜻밖에 아내의 제안으로 가족공룡능선 도전이 시작되었었다. 아쉽게도 당시에 예상과 다른 산행 시간과 아내의 체력 부담이 생각보다 커져서 신선대까지만 갔다가 천불동으로 하산(오색-대청봉-신선대-천불동계곡-소공원 코스)하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정작 딱 마음속에 품었던 그 공룡능선 가족산행 시기-큰 애가 초등학교 5학년 ~ 중학교 1학년 시기-가 바로 전례 없던 코로나 시기여서 대피소가 전면 폐쇄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무박 공룡능선은 말이 안되고……
세월은 어느 누구의 사정도 예외 없이 봐줌이 없고 공룡능선 가족산행의 생각은 점차 머리속에서 잊혀져 갔다. 코로나 시기 내내 그리고 올 초까지 회사 업무가 급격히 가중되다 보니 개인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이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게다가 올해 중3이 된 큰 아이에게 갑작스레 찾아 온 사춘기는 저와 아내를 매우 당혹 시켰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수십년 전 중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것으로 종종 사춘기를 표현하는 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있다. 시험 문제로도 가끔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춘기를 어찌 그리 잘 표현했나 싶다. 휘몰아치는 바람이나 물결과도 같은데, 정말 그렇더라구 ㅎㅎ. 지나가는 것이라기에 어서 지나가길 바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아이들은 학원 다니랴, 게다가 큰 아이의 경우는 집 앞에 산책보다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원하는 시기이고 둘째는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고 노는 것을 우선시하여 아무리 가족이라도 각자의 일정을 맞추어 모든 구성원들이 원하는 가족산행이라는 것은 순식간에 꿈도 못 꿀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제 산에 가자고 하면 시큰둥하고, 즉 예전처럼 얘들아 가자 하면 따라오던 시절이 지나 버린 것이다.
그런데 운 좋게 올해 설악산 시즌 온 하면서 아내가 희운각대피소를 대기 끝에 5월 18일(토) 예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에게 공룡능선 산행을 제안했을 때 ‘설악산’이라는 것에 솔깃한 것인지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쉽사리 응해주었다. 아이들과 오래도록 설악산과 가까이 지낸 덕이 아니었을까 하는 혼자만의 상상도 해본다 ㅎㅎ. 이렇게 공룡능선 가족산행이 최종 결정된 것이 불과 산행 2~3일전이었다. 그렇다, 이렇게 중학생 아들들과 공룡능선 산행을 하게 됐다.
[날씨]
5월 15~16일에 걸쳐 설악산에 폭설이 내렸고 소청봉에는 무려 40cm의 눈이 쌓였다고 한다.(뉴스 링크 https://v.daum.net/v/20240516111501005) 5월에 설악산에 폭설이? ㅎㅎ 전날까지 날씨를 확인하니 기온은 급상승해서 설악산 고지대에 쌓인 눈은 빠르게 녹고 있었고 공룡능선은 눈영향이 없음을 인지하고 아이젠은 빼기로 했다.
전 주말, 그리고 석가탄신일까지 마치 심술부리 듯 휴일에만 타게팅해서 전국적으로 비를 내리 꽂은 것과는 달리(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5월 26일 일요일 오늘 또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산행 당일 이틀간 내내 쾌청했다. 아침 저녁 최저 기온은 13도 정도, 낮 최고 기온은 25~26도 정도였는데 바람도 구름도 거의 없어서 한낮에는 너무 더웠다.
[준비물]
4인 가족의 1박 2일 공룡능선 준비물들은 다음과 같았다.
대피소의 바뀐 규정 중에 코로나 이후로 사라진 모포 대여다. 대피소에 모포가 없더라도 희운각대피소가 신축이어서 춥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침낭을 준비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래서 아이들도 있고 추위를 타는 아내를 고려해서 침낭을 가져갔는데, 막상 가보니 어휴… 따뜻해서 또는 더워서 침낭은 정말 필요 없었다. 나와 아이들은 침낭 사용 없이 잤지만 아내만 새벽에 침낭을 꺼내 덮고 잤다. 산행 내내 사용하지 않은 침낭을 짊어지고 다닌 생각을 하니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침낭4, 매트4, 에어펌프, 베개4, 버너, 가스, 토치, 햇반4, 라면4, 컵라면2, 시에라컵4, 숟가락/젓가락4, 고추참치3, 볶음김치팩10, 떡갈비4덩이, 코펠, 초코파이, 카스타드, 이클립스, 오렌지, 참외, 의약품, 물500mlx4, 파워에이드4, 경량패딩3, 카이어나이트, 바람막이4, 티셔츠8, 모자4, 헤드랜턴, 선글라스4, 반장갑4, 무릎보호대2, 스틱2, 충전기, 카메라와 관련 장비 등

이 정도 챙겨서 배낭 4개에 각각 담았다. 나를 제외한 3명은 먹을 것을 좀 더 담아서 시간이 갈수록 무게는 조금 더 줄어들게 된다.
- 내 배낭 미스테리랜치 브릿저 55리터 : 13kg,
- 아내 배낭 오스프리 카이트 48리터 : 8.4kg,
- 큰 아이 파타고니아 알트비아 팩 28리터 : 6.1kg,
- 작은 아이 피엘라벤 하이 코우스트 폴드색 24리터(지지대 없는 허리벨트 타입이라 가장 가벼이 맨 둘째가 시간이 갈수록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 4.25kg 가 되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 지리산 성중종주(성삼재-천왕봉-중산리) 상세 후기(아래 클릭)
[설악속으로]
5월 18일 토요일.
아이들에게 산행 당일에는 주말이어서 차가 막히는 것을 감안해서 일찍 출발하자고 신신당부했건만 애들은 애들이다. 금요일 밤에 늦게 자고 여지없이 늦잠을 잔다. 오전 9시가 채 안된 시각에 출발하니 수도권제1순환도로, 서울 양양 고속도로는 여지없이 막혔다. 그래도 날씨는 정말 좋았다. 시계도 좋아서 멀리까지 선명했다. 1주일 전 주말에도, 석가탄신일에도 비가 내려서 휴일만 타켓팅해서 날씨 심술을 부리나 했는데 산행하는 이틀간 날씨는 그야말로 구름 한점 없이 쾌청이다. 설악동에 이르렀을 때 켄싱턴 호텔부터 주차장 대기가 좀 있길래 켄싱턴 호텔에 바로 주차를 했다. 하루 6천원, 2일에 1만원이다. 예전엔 무료 주차가 가능하기도 했는데 작년부터인가 바리케이트에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소공원 ~ 천불동 계곡 ~ 무너미고개 ~ 희운각대피소 (8.5km)
오후 1시 31분, 정비를 마치고 출발했다. 시간이 없어서 선택의 여지 없이 소공원내 식당에서 점심-산채비빔밥, 파전-을 먹었다. 비빔밥이야 아무리 맛없어도 비빔밥 맛은 나는데 파전은 정말 맛이 없었다. 21,000원씩이나 하는데 꾸덕한 밀가루 맛만 나는 그것이었다.

오후 2시 14분,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 소공원에서 쉼 없이 비선대까지 약 3km를 워밍업 하듯이 걸었다. 켄싱턴 호텔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 거리까지 감안하면 약 3.7km 정도다. 비선대 삼거리에서 보이는 금강굴을 보며 아이에게 우리가 예전에 갔던 곳이라고 환기를 시켜보지만 별 관심은 없어 한다 ㅎㅎ.
오후 4시 14분, 문수담, 이호담을 지나 귀면암(설악산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한다고 하죠) 쉼터에 도착했다. 가파른 고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오후 5시 9분, 오련폭포 즈음에 도착했을 때 해가 산능선에 딱 걸쳐 있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

오후 5시 24분, 양폭대피소에 도착했다. 양폭대피소에 설치된 계곡수관에 이미 염분으로 찌든 얼굴을 씻어내리니 상쾌해졌다. 양폭대피소는 소공원에서 약 6.5km, 비선대에서는 약 3.5km다. 더운 날씨 탓인지 대피소에 도착했을 무렵 각자 1,000ml의 음료를 거의 소진하고 말았다. 사실 나는 각 위치별 거리, 시간이 가늠이 되기에 음료 소비량을 좀 계산하면서 마셨는데 아이들은 틈틈히 벌컥벌컥 들이키고 내 것까지 들이키다 보니 나는 상대적으로 많이 마시지 못한 채 물과 파워에이드를 소진하고 말았다. 대피소에서 2리터 생수(6,000원)를 사서 각자 500ml씩 나누었고 이온음료 분말 스틱도 4개(개당 2,000원) 샀다. 참고로 양폭대피소는 통신이 안되서 카드결제는 불가다.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하다. 생수에 타면 약간 포카리 스웨트 맛이 나는 이온음료로 변신한다. 처음에 마셨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나중에 탈수 증상(ㅎㅎ)이 왔을 땐 정말 효과적이었다.
더울 때 산에서 힘겹게 걷고 난 뒤에 먹히는 것은 역시 과일이다.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으로 연료 역할을 한다면 산행 중 땀을 다량 배출하고 힘들어진 몸을 커버시켜주는 건 수분,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 제일 잘 먹힌다. 우리 모두의 첫 번째 pick은 참외였다. 오래전 연로하신 부모님과 덕유산에 1박 2일로 갔을 때 어머니께서 사과와 배를 한가득 짊어지고 가셔서 쉴 때마다 사과와 배를 깎아주신 생각이 났다.

깊은 계곡에 떠 있는 달이 운치를 더해주었다.
어느새 우리 가족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걷고 있었다. 친구들과 축구를 즐겨해서 체력이 짱짱한 둘째 아이와 내가 앞서 가고 아내와 큰 아이가 뒤쫓아 오는 형국이다. 천당폭포를 지나고 나서는 경사가 가팔라진다. 무거운 배낭 무게의 핸디캡이 이런 곳에서 나타난다. 나는 축축 처지는데 둘째 아이는 성큼성큼 앞서가서 불러도 대답없는 거리만큼 가버렸다. 양폭대피소에서 약 1km 정도 올라오면 나오는 벤치쉼터에 잠시 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둘째 아이 생각에 쉼없이 올라가야 했다. 300미터쯤 갔을까,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있는 둘째가 보였다.(오후 6시 47분, 소공원 기점 7.9km)

가방을 내려 놓고 쉬고 있자니 내일이 걱정되었다. 무너미고개 직전 깔딱고개에서부터 힘들어 죽겠는데 내일 공룡능선을 어찌 진행할꼬……
다시 배낭을 매고 아무래도 둘째가 속도가 빠르니 엄마와 형을 기다렸다가 만난 다음에 같이 출발하거라 하고 먼저 다시 나섰다. 그런데 무너미 고개에 이르렀을 때 어느새 엄마와 형을 떼어버리고 따라와 나를 앞질러 갔다.
오후 7시 18분, 무너미 고개에 이르자 극적으로 붉은 노을을 볼 수 있었다. 5월의 새파랗고 풍성한 잎들을 품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지만 말이다.

오후 7시 24분,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2017년 12월에 회사 선후배들과 공룡능선 산행을 할 때 이용해보고 신축한 희운각대피소는 처음이다. 그동안 항상 공사중이라 너저분한 대피소의 모습이 최근에 각인이 되어 있었는데 당연하겠지만 아주 깔끔해졌다. 작년 10월 16일에 신축 오픈했다고 한다. 그래도 여기 저기 대피소를 다녀본 둘째가 희운각대피소의 외관을 본 뒤 첫마디가 “되게 좋다”였다. 대피소 앞마당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서서 먹는 실내 취사장과 바로 옆에 커다란 야외 테이블 4개(6인~8인 커버)와 기존의 계곡가 야외 테이블까지 두어서 먹는 환경이 빡빡한 느낌도 없고 좋다.
체크인을 하고 자리 배정을 받아 들어가보니 정말 시설이 최고다. 먼저 신발장이 개별 신발장(아래 3번째 사진 참조)이다. 잠자리는 복층으로 개별 개인공간이 넓직하게 구분이 되어 있다. 대피실(?), 영어로 evacuation room? 정말 이상한 용어(evacuation은 위험으로부터 탈출, 도망가는 개념이니까 정작 실내가 위험한 상황일 때 혼란을 줄 수 있지 않을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같긴 하지만 어쨌든 1대피실은 1층, 2대피실은 2층에 있다. 보통 대피소에는 남녀가 한공간에 있다보니 옷갈아입을 때 조심해야 하는데 남녀 탈의실을 따로 마련해놨다.

짐을 풀고 야외테이블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날이 저무니 금세 바람이 많이 불고 쌀쌀해졌다. 역시 여름이 아니라면 고산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바뀐다.
매점 닫는 시간이 오후 8시, 여는 시간이 오전 7시다 보니 다음날 이른 아침에 출발할 것을 감안해서 미리 물을 사두었다(참고로 희운각대피소 결제는 카드나 현금이 가능하고 양폭대피소와 달리 계좌이체는 불가능하다). 영양갱, 2리터 생수 2개와 이온음료 분말 스틱을 샀는데, 아아 물을 더 샀어야 했다 ㅠㅠ. 탈진에 이른 얘기는 좀 뒤에…ㅎㅎ
5월 19일 일요일.
희운각대피소 ~ 공룡능선 (5.1km)
내 계획은 새벽 5시 30분경에는 대피소를 출발하는 것이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산행은 애당초 계획대로일 거라는 기대는 안가져야 한다. 배터리 방전되도록 핸드폰을 만지작 하던 큰 녀석이 늦게 자는 바람에 기상시간도, 전체적으로 늦어졌다. 음식도 산행시간, 무게 등을 고려해서 최적화를 고민해서 준비했지만 첫째 아이가 전 날 저녁을 과하게 먹는 바람에 결국 아침에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말았다. 내 생각엔 오늘 하루 소비할 에너지를 생각하면 조금 더 든든히 먹었어야 했다. 물도 4리터 중에 컵라면 등 아침을 먹으며 절반을 소진해 버렸다. 아이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듯 했지만 나는 심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전 6시 17분, 기념사진 한장 찍고 희운각대피소를 출발했다.

다시 무너미고개 삼거리로 왔다. 좌측으로 진입하면, 본격적인 공룡능선이 시작된다. 백두대간 관점에서 보자면 무너미고개에서 신선대까지 이어지는 등로는 우회로다. 무너미고개에서 신선대를 보면 신선1봉, 신선2봉, 신선3봉이 이어진다. 신선3봉이 우리가 얘기하는 신선대다. 그렇게 보면 공룡능선은 신선1봉까지 이어진 후 무너미고개로 와야 맞는 거다. 다만 길이 험난하니 우회로가 개발된 것으로 이해한다.

어쨌든 이 무너미고개부터 마등령삼거리까지가 공식 공룡능선으로 정의되어 있고 4.9km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무너미고개까지는 0.2km이므로 희운각대피소부터 거리를 가늠하자면 5.1km다.

신선대로 향하는 첫번째 험지, 바위 절벽이다. 직벽까진 아니지만 끄트머리는 매우 가팔라서 줄이나 펜스 등이 없으면 오르기가 거의 어려운 곳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쇠봉이 아니라 줄이어서 오르기가 좀 벅찼던 곳이다. 저렇게 쇠봉이 2군데 있어 적절히 잡고 오르면 된다.

오전 7시 10분, 신선대에 도착했다. 신선대에서 장쾌하게 펼쳐진 앞으로 가야 할 공룡능선 풍광을 제각각 담아두었다. 마등령 이후의 백두대간길(비탐로인 마등봉-황철봉-미시령에 이어 상봉까지)도 한눈에 보인다. 공룡능선은 마등령 삼거리까지이며 진행 루트는 마등봉을 오르는 중간에서 비선대 방향으로 하산하게 된다. 그리고 위 사진 기준으로 세존봉 앞쪽으로 하산길이 나 있다.
1275봉 앞의 뾰족뾰족한 봉들에서 우측 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천화대다. “하늘에 핀 꽃”이라는 의미다. 공룡능선이다 보니 천화대를 지나 뒤돌아 보면 하늘에 핀 꽃이라기보다 스피노사우루스의 뾰족뾰족한 등뼈와도 같이 공룡이 떠오른다.
천화대, 1275봉, 그리고 1275봉을 넘으면 킹콩바위가 나오고 큰새봉, 나한봉을 넘으면 마등령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까지 공룡능선이다.

2018년 10월 오색-대청봉-소청대피소1박-신선대-천불동계곡-소공원 코스 산행 때, 그리고 이번에 다녀온 공룡능선 산행 때의 신선대에서의 기념사진이다. 그동안 아이들은 부쩍 컸고 우리 부부는 부쩍 늙고 힘이 빠졌다 ㅎㅎ. 당시엔 75리터 배낭을 메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55리터 배낭에 헥헥대고 있다. 산만 그대로 있구나. 머릿결을 헝크는 바람도 똑같다.
장쾌한 공룡능선을 한껏 감상하고 다시 진군 시작. 신선대에서 한참을 내려갔다.


천화대 능선에 오르기 전 이런 가파른 쇠봉과 줄 구간을 오르고 나면 조망이 다시 탁 트인다. 공룡능선의 서쪽 내설악, 용아장성, 서북능선 조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아래 사진)

오전 8시 12분. 남서쪽 조망에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이 우뚝 서 있다. 그 앞으로 용아장성이 펼쳐져 있다. 남쪽으로는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 3형제도 한 눈에 보인다.

대청봉쪽을 보는 것은 진행방향에서 뒤돌아 보는 형국이다. 뒤돌아 본 대청, 중청, 소청봉.

오전 8시 21분, 천화대 능선 너머로 1275봉이 빼꼼히 보인다.

조금 더 다가가니 1275봉이 다시 능선 너머로 사라졌다. 기암절벽의 향연.

좌측으로는 귀때기청봉이 늠름하게 포진해 있다.

오전 8시 33분, 천화대 능선을 지나며……

1275봉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천화대 능선이 저 멀리 뒤에 있다. 오전 9시 12분, 뒤돌아 본 능선. 스피노사우루스? 켄트로사우루스? 뒤로는 대청봉이 버티고 있다.

가파른 바위틈으로 오르기도 한다. 신선대에 맨 처음 오를 때 가파른 쇠봉 구간만 지나면 힘들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던 나에게 아내와 아이들이 볼멘 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ㅎㅎ.

오전 9시 17분, 1275봉을 급격히 오르기 위한 마지막 다운힐이다.
천화대 능선을 너머 더 깊숙히 아래로 간 다음에 1275봉을 향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이 때부터 완전히 털린 듯 했다. 오전 9시 18분, 1275봉을 오르는 쇠봉 펜스길 오르막에서 체력이 급 고갈되기 시작했다.

구름 한 점 없이 기온은 급상승을 하는데, 물 소진량을 오판해서 이미 거의 바닥이 난 상태. 나는 이동거리당 계산을 해서 어제부터 음료 소비량을 조절했지만 아이들은 그냥 벌컥벌컥 자기들 음료를 이미 소진하고 내 물까지 다 먹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내가 물을 거의 마시지 못한 채 가장 무거운 배낭을 메고 진군하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둘째가 먼저 올라가고 내가 뒤를 잇고, 첫째와 아내가 차례로 올랐다. 한여름처럼 무더웠다. 촛대바위 안으로, 쉴겸 공룡능선의 숨은 비경을 한 번 감상하고 가려고 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냥 패스.

1275봉 오르막 쇠봉 펜스 구간이 끝나는 무렵부터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음료는 나에게만 남아 있었는데 목은 타들어갔지만 남은 거리를 생각하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둘째가 계속 선두로 나서서 이끌고 내가 따라가고 첫째와 아내는 한참 뒤처졌다.
오전 9시 34분, 쉬면 흐름이 끊기기에 둘째와 함께 쉼없이 오르고 올라 드디어 1275봉에 올랐다.

우리 선두그룹(나와 둘째)은 후미그룹(아내와 첫째)를 기다렸다. 10분쯤 지나 아내와 첫째가 도착했고 비로소 내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이온음료를 초코파이와 함께 나누어 마셨다. 1275봉이면 공룡능선의 절반지점이고 앞으로 갈 길이 먼데 음료를 다 소진해 버린 것이었다. 휴대용 정수필터를 안가져온 것이 매우 후회되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마지막 음료이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일러두었다. 아이들과 아내의 표정엔 무념무상과 같았다. 지금 당장 힘드니, 마지막 남은 보루, 오렌지도 먹어버렸다.
1275봉에서의 달콤한 휴식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보충해 주었지만 태양은 이글거리고 넘어야 할 큰새봉, 나한봉을 눈앞에 보고 있자니 저는 머리속이 점점 하얘졌다. 이 때! 10여미터 옆에서 쉬고 있던 산객 한 분이 다가오더니 이곳까지 온 아이들을 기특해 하며 말을 걸고는, 우리들의 대화를 다 듣고 “원래 생명수는 안나눠주는 것인데……” 농을 던지 듯 한마디 하며 보냉팩에 들어있던 포카리스웨트 500ml 한병을 주는 게 아닌가!
정말 말 그대로 생명수를 주신 분이었다. 새벽 3시에 오색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산악회에서 오신 듯 한데, 구릿빛 피부에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듯 했다. 연신 감사 인사를 드렸다. 500ml로는 남은 거리를 생각하면 택도 없는 양이긴 하지만 일단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오전 10시, 다시 힘을 내어 진군을 시작. 오른만큼 쭉쭉 내려간다.
오전 10시 10분, 킹콩바위(고릴라바위)에 이르렀다. 실물보다는 사진으로 보면 눈가의 명암이 뚜렷해서 더 킹콩스럽게 보인다. 좌로는 큰새봉, 우로는 세존봉이 뒤를 받쳐준다.

어느새 1275봉이 뒤로 아득해졌다.


오전 10시 45분, 큰새봉에 오르기 직전 뒤돌아 본 지나온 길.
큰새봉에 오르며 내 체력은 점점 바닥을 치고 있었다. 영양갱이 있었는데 물이 없다보니 도저히 먹히지가 않았다. 어거지로 한입 베어 물었는데 갈증을 증폭시켰다. 마등령삼거리에 12시까지 가려고 했는데, 시간 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최대한 많이 쉬면서 에너지 충전을 하면서 가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한 번 쉬면 이제 15분 정도는 쉬는 것이다. 선두의 둘째는 체력적 여유가 있었고, 아내와 첫째는 약 10분 정도 거리로 뒤쳐져 오긴 했지만 역시 체력적으로 나보다는 우위 상태였다. 내가 탈진한 것은 물을 가장 적게 섭취한 탓이었다.
큰새봉 아래에서 1275봉에서 얻었던 포카리스웨트를 모두 소진했는데 이 때 지나던 산객 한 분이 감사하게도 약 250ml 정도의 물을 급수해주었다.



오전 11시 52분, 큰새봉을 너머 나한봉을 향해 쉬엄쉬엄 가며 뒤로 큰새봉을 바라보았다. 항상 둘째, 나, 첫째, 아내 순이다.

오전 12시 27분, 나한봉에서 본 지나온 백두대간.

진행방향으로는 마등령삼거리(사진밖 좌측), 마등봉과 우측에 세존봉이 보인다. 공룡능선의 끝자락이 보인다.
나한봉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는 완만하게 내려간다. 우측으로 속초와 동해가 탁 트여 있고 좀 힘이 나는 구간이다.
마등령삼거리 ~ 비선대 ~ 소공원 (6.5km)
20여분 정도 지나 오후 12시 50분,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했다. 마등령삼거리에서 나는 완전히 푹 퍼진 듯 했다. 이곳에 먼저 도착해 쉬고 있던 선행자들도 물을 다 소진한 분들이 많이 있었다. 날이 더워서 예상과 달리 물을 더 많이 소비한 사람들이 꽤나 되는 모양이었다.
나와 차이가 있다면 나는 훨씬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있고, 내가 짊어진 내 몫의 물을 온전히 섭취조차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었다 ㅎㅎ. 그러다 보니 확실히 마등령삼거리에서 퍼지기 일보직전이 되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들은 체력이 남아 있었다. 마등령삼거리에서 12분을 쉬고 다시 마등봉을 향해 출발. 완만하게 오르는 이 길이 이날 따라 왜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둘째는 일찌감치 앞서 갔고 나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힘겹게 올랐다. 어떤 산객이 나를 앞지르며 오이를 베어 물고 지나치는데, 평소 산행중엔 먹지 않던 오이가 왜이리 먹음직스럽던지……
오후 1시 14분, 마등봉 중턱 비선대 하산 계단길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내리막이다. 이곳에서도 통나무 벤치에 누워 약 10여분 쉬다 출발했다.

지나 온 공룡능선과 대청봉 라인이 장관을 이뤘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이제 이런 풍광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오후 2시 8분, 금강문을 지날 무렵 현기증이 일어났다 ㅎㅎ. 앞서 가던 둘째를 불러 세우고 멈췄다. 봉크가 오기 직전임을 감지하고 에너지 충전을 위해 울퉁불퉁한 돌바닥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물이 없어서 가지고 있던 영양갱을 먹기가 매우 버거웠는데 한입 베어 물고 삼켰다. 입안이 뻑뻑해졌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 20분간 쉬었다. 모두들 힘든 가운데, 나는 맛이 가버린 정도였다 ㅎㅎ.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넘쳐나는 수통만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물동냥을 구해 한모금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어느 한 분이 남은 물을 조금 나누어주셨는데, 둘째가 “아빠, 등산하는 아저씨들은 왜 이리 다들 착하세요?” 라고 말을 했다. ㅎㅎ. 잠시 5분 정도 까무룩 잠을 자고 나니 다시 에너지가 비축된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힘을 내어 출발. 10여분 정도 내려가니까 작은 계곡물이 나왔다(오후 2시 40분). 마등령삼거리 기점 1km 아래, 비선대 기점 2.5km 지점의 팻말 위치다. 이곳에서 세수를 하고 잠시나마 발을 담그니 피로가 한순간에 씻기는 듯 하다. 첫째는 계곡물을 다 마셔버리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안타깝지만 마시지 못하게 했다. 정수필터를 가져오지 않은 게 정말로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15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 20~30분 걷고 15~20분을 쉬고 하는 식이었다.
비선대 하산길에 다시 잠깐 오르막이 있는 구간이 있는데 바로 이 구간이다. 자동차를 가속할 때 평지나 내리막에서 엔진의 연소행정을 일으키지 않고 주행 관성으로 가는 것처럼 내리막을 중력의 관성으로 가는 듯이 순조롭게 하고 있는데 다시 오르막이 나왔다. 다시 연료를 태워야 하고 연비가 훅 떨어진다. 겨우 비축한 에너지를 순식간에 쏟아내는 듯이 힘겨웠다. 하산길 오르막, 정말 힘이 들었다 ㅠㅠ. 오르막의 마지막에 벤치 쉼터가 나왔다. 전에 없던 것인데, 최근 설치한 것 같다.
오후 3시 24분, 벤치 쉼터에서 약 7분간 누워서 다시 에너지를 비축했다.
오후 4시 2분, 마등령삼거리에서 약 2.5km 아래, 둘째와 함께 먼저 데크 벤치 쉼터에 이르렀다. 중년의 부부와 2명의 여성 등산객이 쉬고 있었는데, 여기서 나는 또 누웠다 ㅎㅎㅎ. 갈증이 너무 심해서 다시 이분들께 물 여분이 있으면 좀 나누어주실 수 있냐고 정중히 여쭈었다. 그러자 부부는 무려 얼음을 나누어 주셨고, 여성 등산객 한 분은 계곡물에서 떠온 물을 필터에 여과해서 500ml 통에 가득 채워주었다. 순식간에 얼음물이 생겼다. 둘째와 나는 벌컥벌컥 마셨다. 뒤이어 도착하는 첫째에게 수통을 흔들어 보이며 의기양양하게 “얼음물이야!” 라고 말하니, 물과 얼음을 나누어주신 분들이 깔깔대며 웃는다 ㅎㅎ. 그리고 500ml 물을 더 여과해서 주었다. 정말로 고마웠다.

오후 4시 26분, 2021년 9월에 마등령을 오를 때 붉게 타오르는 여명을 보았던 곳이다. 설악과 공룡능선은 계절과 시각별로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언제나 와도 새롭다.

오후 4시 40분, 천불동 계곡에 성큼 다가서며…… 비선대가 0.8km 남은 지점.
비선대, 마등령 구간도 몇 년 사이에 정비를 많이 해 놓은 것이 보였다. 곳곳에 데크 쉼터와 벤치들이 많이 생겼고 쇠봉 펜스를 추가한 구간, 그리고 장군봉, 천불동 계곡을 내려다보는 데크 조망터도 새로 설치를 했다.

오후 4시 52분, 새로 생긴 데크 조망터에서 보는 천불동계곡과 화채능선.
금강굴 갈림길을 조금 더 내려오면 데크 벤치가 나온다. 오후 5시 5분, 이곳에서 20분간 누워 마지막 체력을 장전하고 비선대로 향했다. 비선대까지 약 0.4km 정도 밖에 안되는데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 걸까? 오후 5시 40분,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했다.
비선대에서 소공원까지는 3km. 비선대부터는 평지 구간이기 때문에 속보로 쉼없이 갈 수 있다. 소공원 매점에서 시원한 음료수와 살짝 녹인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입안으로 쥐어짜 넣는 상상을 하며 성큼성큼 힘을 내어 걸었다. 여전히 선두, 후미 그룹으로 나누어서 말이다.
비선대에서 36분만에 소공원에 도착을 했는데 아니! 식당, 매점이 모두 문을 닫은 게 아닌가. ㅎㅎ. 목은 타들어 가는데 소공원에서 밖으로 나가는 이 짧은 시간이 기울어진 해에 드리운 그림자 마냥 또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라.

오후 6시 22분, 설악동 주차장 앞 식당 편의점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종료. 총 이동거리 20.3km.
둘째와 나는 음료수를 한 번에 들이키고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세상을 다 가진 듯 빨아먹기만 할 뿐이었다 ㅎㅎㅎ. 느긋하게 테이블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이 곳 편의점도 문을 닫고 주인 아저씨가 금세 사라져버렸다. 앗, 첫째와 아내가 오고 있는데…… 한 끗 차이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ㅎㅎ.
이렇게 공룡능선 가족산행 대장정이 끝났다. 예상치 못한 무더위가 준비부족(식수)의 결과론을 만들어냈다. 나는 나름대로 최적을 고민해서 준비했지만 나 혼자만의 산행이 아니기에 최적의 상태보다는 여유로운 상태로 준비했어야 했다.
올 여름에 가족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기에 그에 앞서 이번 공룡능선 산행은 백패킹 트레킹을 해보는 좋은 가늠자가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TMB의 어느 구간도 공룡능선보다는 덜 힘들 것이라고 당부를 해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허리벨트의 유용함을 깨달았다. 아내와 나는 조금 더 경량화를 해서 TMB 트레킹에 대응하기로 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산행기록
총 이동거리 : 20.3km
이동 시간 : 13시간 16분
대피소 휴식 시간 : 10시간 53분
이동 중 휴식 시간 : 4시간 27분
총 소요 시간 : 28시간 51분(5월 18일 오후 1시 31분 ~ 5월 19일 오후 6시 22분)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q7sZ

2024-05-18~05-19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아주 세세한 설악산 공룡능선 코스 후기 감사드립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산행도 너무 멋집니다! 영상까지 잘 봤습니다. 추천버튼 있으면 누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장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