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 드 몽블랑

뚜르 드 몽블랑(TMB) 가족 트레킹 (2) – 레우슈에서 트리코 고개, 캠핑 르 퐁테

2024년 7월 19일. 주어진 일정에 성공적인 트레킹을 완수하기 위한 마음이 강렬했던지 전날의 긴 여정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 눈이 떠졌다. 샤모니의 한여름 기온은 어떠할지 궁금했는데 새벽녘의 온도는 서늘하다. 5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눈을 떴는데 텐트 전실에 두었던 온도계는 1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올초부터 꿈꾸고 계획했던 TMB 가족 트레킹을 드디어 시작하는 날이다. 텐트 밖을 보니 하늘은 파랗다. 쾌청한 날씨는 텐션을 절로 올려준다.

(이전 이야기 : TMB 준비와 여정의 시작)
https://kimsunho.com/2024-tmb-01-our-journey-begins/

샤모니에서 레우슈로

아침을 빵과 음료로 대충 때우고 텐트를 걷었다. 새벽녘의 낮은 기온(텐트 전실의 온도가 17도)은 텐트에 결로를 생성시켰고 텐트를 말릴 새 없이 걷어야 했다. 폴대를 뺀 헬스포츠의 피엘하이멘 슈퍼라이트4 캠프 텐트(1.79kg)와 이를 담는 파우치 미스테리랜치의 패커블D팩 M사이즈(0.06kg)를 더하면 1.85kg이었는데 결로를 머금은 무게는 2.33kg으로 증가했다. 텐트 무게가 약 500g정도 증가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캠핑 르 퐁테
텐트 걷기 – 결로로 젖은 텐트를 말릴 새 없이 그냥 패킹을 함
캠핑 르 퐁테
오전 7시, 텐트를 걷으며 – 이른 아침부터 몽블랑 정상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텐트를 걷고 있자니 어떤 젊은 분이 다가오더니 라이타를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또 다른 한국분이셨는데, 캠핑장을 오며 가며 우리를 보았던 모양이다. 아침 식사 준비를 하려는데 라이타가 없었던 모양이다. 이 분은 우리와 동일한게 오늘부터 TMB트레킹을 혼자서 시작한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조금 더 얘기를 나누었는데 전체 일정은 우리보다 하루가 더 많은 8박 9일이라고 하며 트레킹을 마친 후 스위스에 있는 여자친구가 오기로 되어 있단다. 평소에 산행을 많이 해왔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등산보다는 트레일 러닝을 했었고 TMB를 알게 되어 무작정 왔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여러모로 꼼꼼히 준비해 온 것 같지는 않았다. 대략 트레킹 경로와 일정은 우리와 비슷한데 이곳에서 버스 경로나 주요 거점에 대해 좀 낯설어 하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와 보조를 맞추어 어느 정도 동행하길 원하는 듯이 말했다. 예상컨대, 나와 둘째 녀석의 트레킹 패턴이라면 그런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을 터인데, 아내와 첫째의 운행속도는 아마도 우리 가족을 모든 트레커들 중에 제일 후미로 두게 할 것이다.
그는 짐정리를 하고 있는 우리보다 약 1시간 먼저 출발하며 인사를 건냈다. 그는 큰 배낭을 짊어지고 앞쪽으로는 20리터는 되어 보이는 소형 배낭을 맸다. 앞쪽의 배낭은 대부분 먹을 거리로 소비하면서 줄어드는 짐이라 걱정말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비건이라고 말했으며 우리가 먹는 일반 라면도 먹지 못해서 비건용 라면을 별도로 구매해서 준비했다고 한다. 앞뒤 배낭을 매고 장거리 트레킹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게 할 것인지 심히 걱정이 되었다.
우리의 배낭 무게를 각각 측정해 보았다. 14.5kg, 8.7kg, 9kg, 9kg… 처음 배낭을 매고 허리벨트를 꽉 조여 매면 그리 부담스러운 무게는 아닌데 오르막길과 긴 트레킹길을 지속하기에 14.5kg은 부담스러운 무게다. 애초에 12kg을 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음료와 음식을 추가하니 어쩔 수 없이 무게가 늘어났다. 아내와 아이들의 배낭 무게도 상대적이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느낄 것이다. 어쨌든 출발.

샤모니
캠핑장에서 샤모니 수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샤모니 수드 버스 정류장(Chamonix Sud Gare Routière)으로 갔다. 캠핑장에서 받은 무료 버스 티켓을 받았는데 으례 관광객들이 이런 숙박시설을 통한 버스 티켓을 이용해서인지 표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샤모니 무료 버스표
캠핑장에서 받은 하루짜리 무료 버스표 – 체크 아웃 할 때 받았더니 체크 아웃 한날부터 다음날까지 이틀간 유효기간을 적어주었다. 물론 한 번 밖에 쓸일이 없었다. 연세 지긋하신 분이 써 주셨는데 숫자 1을 마치 7자처럼, 7은 중간에 가로 줄을 그어 ㅋ처럼 써 놓았다.]

샤모니 수드 정류장에서 1번 버스를 타고 레우슈로 향했다. 레우슈의 메리(Mairie)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 경로는 약 7.3km로 18분이 소요됐다. 메히리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아니… 아침 일찍 캠핑장을 먼저 출발했던 그 젊은 한국인 총각이 뒤이어 내리는 게 아닌가!
분명히 우리보다 1시간 30분은 앞서서 출발했는데, 같은 버스에서 내리다니. 샤모니 수드 정류장에서도 못 봤는데 어디서 오는 것이었을까? 어찌된일인지 물어봤더니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서 늦었다고 한다. 헉! 그는 나에게 벨뷰 케이블카쪽으로 어떻게 가냐고도 물어보았다. 우리 가족도 그 총각도 모두 이곳이 처음인데… 뭔가 걱정스러운 총각이었다. 핸드폰속 지도를 펼쳐서 방향을 일러주고, 트레킹 중에 또 만나자고 인사를 했다. 그는 먼저 케이블카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우리는 정비를 했다. 우리는 4명이 이동하니 아무래도 그를 따라잡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침임에도 뜨거운 햇살이 강렬하다. 모자, 팔토시, 버프, 선글라스 등을 챙겨 입었다.

샤모니, 레우슈 경로 - 1번 버스
샤모니에서 레우슈로 가는 버스 경로 – 1번 버스를 타면 약 18분 정도(7.3km) 소요된다.
레우슈에서 퐁테 캠핑장까지 트레킹 여정 유튜브 영상

레우슈에서 밸뷰 케이블카

버스에서 내려 벨뷰 케이블카쪽 방향 삼거리에 TMB의 출발점임을 나타내는 관문이 서 있다. 양쪽 기둥에 각각 데파르(Départ 출발), 스타트(Start)가 씌여 있고 TMB 지도가 붙어 있다. 우리는 이 관문에서 호기롭게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레우슈
레우슈의 TMB 시작점 관문에서.

정상적인 TMB경로는 보자 고개(Col de Voza)로 오르는 길로 가야하지만, 경치가 좋은 변형 코스인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2120m)쪽으로 가려면 벨뷰쪽으로 가야했고, 벨뷰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시간과 체력을 비축하기로 했다. 메리 정류장에서 내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는 약 750m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벨뷰(Bellevue)까지 편도 요금은 4인 가족(성인3, 아이1)에 69.3유로였다. 중3부터는 성인요금이다. 고환율로 1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패밀리 패스 : 70.70 €
성인 편도 : 18 €
성인 왕복 : 22.80 €
어린이 편도 : 15.30 €
어린이 왕복 : 19.40 €
5세 미만 무료
어린이 : 만 5 – 14세
운영시간 : 2024년의 경우 7월 6일부터 8월 30일까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하고 그 외의 시즌에는 운영 시간이 짧다.

벨뷰케이블카 경로
벨뷰 케이블카 경로와 주변 지형

탑승장(1000m)에서 벨뷰(1800m)까지 해발고도를 약 800m정도 올리며 7~8분만에 도달한다.

벨뷰역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본 북쪽 전경. 아르브(Arve)강 건너편에 있는 평평해 보이는 바위산이 돌로미티 친퀘토리 대피소나 누볼라우 대피소에서 볼 수 있는 라스토이 데 포르민(Lastoi de Formin)을 연상시킨다. 왼쪽으로 솟은 것이 푸앙트 드 플라트(Pointe de Platé 2554m), 오른쪽으로 솟은 것이 푸앙트 당테른(Pointe d’Anterne 2733m) 이다. 맨 오른쪽 앞으로 보이는 듬직해 보이는 산은 TMB 정규 루트를 품고 있는 산군이다. 즉 레우슈에서 브레방 전망대를 잇는 산군이다

오전 9시 44분. 케이블카에서 하차해서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하기 위해 화장실도 들르고 배낭을 고쳐 매고 정비를 했다. 벨뷰는 기차(트램)가 지나는 역이어서 기차길이 깔려 있다. 사람들이 하는 몽블랑 둘레길 트레킹을 Tour du Mont Blanc이라고 부른다면 트램으로 다니는 몽블랑 관광길이 Tramway du Mont Blanc으로 불리고 있다. 트램길은 니대글 산장(Refuge du Nid d’Aigle 2380m)까지 이어진다. 니대글(Nid d’Aigle)은 독수리의 둥지라는 의미다. 트램길을 건너 내려가면 곧 보자고개(Col de Voza)에서 이어진 TMB 루트에 합류를 한다. 평지수준으로 약간 내리막 숲길을 지나며 첫 트레킹의 워밍업을 했다. 이정표는 일률적이며 깔끔했다. TMB 경로인 경우는 TMB마크가 표기되어 있어서 어지간해서 길을 잃기는 쉽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시된 방향의 목적지까지를 거리로 표기하지 않고 시간으로 표기한다는 점이다. 제각각의 체력에 따라 천차만별인 소요시간만을 이정표에 표기한다니…… 우리나라의 이정표는 같은 산이라도 위치마다 제각각이긴 하지만 남은 거리를 표기해주는데.

벨뷰
벨뷰에서의 이정표 – 일률적이고 깔끔하나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아닌 남은 시간으로 표기를 해주고 있다는 점. 4인 가족의 트레킹 속도 기준으로는 이정표 표기의 1.5배, 크게는 2배까지 차이를 보여주었다. 예로 트리코 고개까지 2시간 15분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우리 가족은 쉬는 시간이 많았던 탓에 3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정표 뒤로 진행 방향.

밸뷰에서 트리코 고개

벨뷰에서 트리코 고개로 가는 TMB루트는 트램길 아래 산중턱길이다. 평지수준의 오솔길과도 같지만 경사가 급한 중턱에 나 있는 길이라 길 아래로는 가파른 낭떠러지다. 조금 걷다가 수풀 사이로 이내 하얀 설산이 드러나는데 에귀드비오나세(Aiguille de Bionnassay 4052m)다.

에귀 드 비오나세
벨뷰에서 비오나세 다리를 향해 가는 길에서 본 에귀드비오나세(Aiguille de Bionnassay).

줄곧 남동 방향으로 걷다가 오른쪽으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오나세 구름다리, 트리코 고개쪽으로 향했다. 좁은 산중턱의 숲길을 걷다 너른 지대(Le Plat de l’Are)가 나오는 지점이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왼쪽은 니대글 산장쪽, 오른쪽으로 비오나세 구름다리, 트리코 고개쪽.

비오나세 구름다리

조금 더 가면 다시 숲길로 접어들며 세찬 물소리가 가까이 들려오는데 어느덧 비오나세 구름다리에 이르렀다(오전 10시 55분). 비오나세 빙하에서 흘러 내린 계곡물이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위압감이 들 정도로 세차다. 비오나세 빙하(Glacier de Bionnassay)에서 흘러 내린 물이 상류에 고여 저수지처럼 갇혀 있다 세차게 흘러 내린다.

비오나세 구름다리
비오나세 구름다리. 빨간색 실선이 이 날 이동한 경로. 빨간 점선은 TMB 경로.
비오나세 빙하 계꼭물
비오나세 구름다리에서 본 에귀드비오나세. 비오나세 빙하 계곡물이 압권이다.

물살이 워낙 거세서 흔들흔들 다리를 건너자니 심장이 쫄깃해짐을 느낀다. 다리를 건너며 주변을 살피고 대자연의 웅장함을 느끼고 있자니 어느새 다리를 건너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각자 다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요량으로 앞사람이 건너가길 기다리고 있다.

비오나세 구름다리
비오나세 구름다리에서

다리를 건너 전체적인 진행 방향은 남서쪽이다. 세찬 비오나세 계곡을 건너자마자 우리는 배낭을 풀고 잠시 쉬었다. 1시간 남짓 쉬지 않고 걷다 배낭을 내려 놓으니 몸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바위에 걸터 앉아 다리를 건너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초콜렛과 에너지젤을 먹고 있는데, 아니!? 그 총각이 배낭을 앞뒤로 맨 채 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레우슈에서 분명히 우리보다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고 우리가 그를 앞지른 적이 없는데 왜 우리가 지나온 길쪽에서 오는 것이지?
어떻게 된 것인지 자초지종을 물으니, 그는 벨뷰에서 내려서 우리가 온 반대 방향인 보자 고개(Col de Voza)까지 갔다가 잘 못 온 것을 깨닫고 다시 이쪽으로 왔단다. 보자 고개를 지나는 길은 정규 TMB길인데 그 역시 트리코 고개쪽으로 트레킹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되돌아 왔다고 한다. ㅎㅎ 캠핑장에서 1시간 30분을 먼저 나갔는데, 반대 방향 버스를 타서 결국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탔고, 벨뷰 케이블카를 먼저 타고 갔음에도 반대 방향으로 알바를 하는 통에 매우 느린 트레킹을 하고 있는 우리가족보다 쳐져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자세한 것은 묻지 않았지만 휴대폰 GPS 맵 사용에 서툰 것 같았다. 그는 함께 동행하길 바랐지만 아내와 첫째가 워낙 속도가 느린 터라 우리 가족의 트레킹 속도가 그와 동행이 될 정도가 되지 않았다.

비오나세 구름다리를 지나고 나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배낭 무게가 부담이 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직은 트레킹 초반이라 힘든줄 모르고 터벅터벅 오르지만 트레킹이 지속될수록 12~14kg의 배낭을 매고 이런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분명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점에서부터 우리 가족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트레킹이 이루어졌다. 비교적 빠르게 치고 앞장서는 둘째와 내가 선두에 섰고 한걸음, 한걸음 상대적으로 느리게 따라오는 아내와 첫째가 후미에 있는 식이다. 20여분 정도 숲길을 묵묵히 올라서면 다시 비오나세봉이과 빙하가 펼쳐진 것이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지대가 나온다(오전 11시 35분). 하얀 설산이 더 근접해 보이며 시원함과 장쾌한 기분이 든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에귀드비오나세와 빙하가 펼쳐진 초원에 올라서서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뒤돌아 본 길 – 멀리 오른쪽 니대글쪽으로의 트렘길이 보인다. 그 밑 중턱의 길을 따라 온 것이며 아래 협곡으로 내려와 비오나세 구름다리를 건넌 후 올라서 온 것.

이 곳 바위에 배낭을 내려 놓고 “후미조” 아내와 첫째를 기다렸다. 둘째에게 지나온 길을 곱씹으며 바로 앞에 펼쳐진 빙하와 설산을 감상하며 충분한 담소를 나누었음에도 후미조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10분, 20분이 지나도 안온다. 둘째와 함께 목청껏 불러 보아도 대답이 없다. 하필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이었다.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것인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배낭을 둔 채로 온길을 향해 내달렸다.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인상착의를 말하고 물어보니 걱정말라며 저 아래에서 쉬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한참을 내려갔더니 아내와 첫째가 우두커니 서있다. 무엇인가에 토라져 있는 첫째와 그 앞에서 아내는 서 있을 뿐이었다. 첫째가 나를 보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힘들어서 그만 반대로 하산하겠다고… 아내는 첫째를 달래면서도 힘들다는 것에 동조를 했다. 머리속이 복잡했져다. 힘들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 기나긴 트레킹 여정을 하는 중에 몇 십분간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벨뷰 케이블카를 타기전에 레우슈의 아웃도어 매장에 들러 트레킹 바지를 사 입혔는데, 이 매장에서 판매하던 오피넬 나이프를 사달라고 성화를 부린 걸 무시했더니 이 오르막에서 갑자기 복합적인 감정이 폭발한 모양이었다. 여기서 긴 말은 무의미했기 때문에, 배낭을 내가 맬테니 어서가자고 종용을 했지만 아이는 꿈쩍도 안했다. 그래서 대신 아내 배낭을 들쳐 매고 지금 이순간 선택지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 외에는 없다고 못을 박고 첫째를 데리고 속히 올라 오라고 말하고 나는 발길을 다시 돌렸다. 2km 남짓 걸은 뒤에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다시 너른 벌판으로 올라와서 기다리며 생각해보았다. 8일간의 TMB 트레킹 계획은 첫째의 마음가짐으로 보건대 뜻대로 되지는 않겠구나. TMB일정은 내가 일방적으로 짠 계획이기에 온전히 가족 전체의 마음을 아우르는 여정은 아닐지라도 이렇게 뭔가 사소한 것에 토라져서 떼부리듯이 고집을 피우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머나먼 길을 떠나 온 이 알프스 산속에서 니 마음대로 하라고 두고 갈 수도 없는 노릇. 나는 선두조, 후미조 이렇게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계속하기로 했다. 상황과 여건에 맞게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둘째와 내가 이 너른 공간의 바위에 처음 걸터 앉은지 45분만에 아내와 첫째가 도착했다. 아내는 첫째를 달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첫째는 힘들다며 의도적으로 풀밭에 누워버렸다. 돌로미티 친퀘토리 하이킹 때도 토라졌었는데 ㅎㅎ. 대자연속으로 깊이 들어가 오랜 시간을 보내면 금세 마음이 풀릴 것임을 확신했기에 내버려 두었다. 늘 그래왔고, 이 날도 그랬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비오나세 구름다리 이 후 상승구간에서 일찌감치 지쳐버려 바닥에 누워버린 첫째.

나는 오늘의 여정과 예약한 캠핑장의 체크인이 너무 늦지 않도록 트레킹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후 둘째와 함께 먼저 출발했다(오후 12시 14분).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콤브 데 쥐망 – 좌측 트리코 능선과 우측 몽 보라세이 사이의 골짜기로 트리코 골짜기로 이어지고 트리코 고개에 이른다.

야생화들을 구경하며 트리코 고개로 향했다. 트리코 고개의 고도는 2120m로 구름다리 기준 약 420m 고도를 높인다.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지만 배낭을 매고 진행하다보니 힘겨워짐을 느낀다. 이 구역을 암말들의 골짜기라는 뜻인 콤브 데 쥐망(Combe des Juments)이라고 일컫고 있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트리코 고개로 가는 루트 – 파란색은 경로는 트리코 고개까지 꾸준한 오르막길이다. 붉은색 경로로 가면 몽 보라세이 중턱까지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하나 중턱에 오른 후로는 평지로 트리코 고개까지 갈 수 있다. 우리는 파란색 경로로 갔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위 3D 경로를 다시 2D 맵으로 보면 이렇다. 붉은색 경로는 갈지자로 후퇴하 듯 오른 후에 중턱부터 평지로 가는 것을 보여준다.

진행 방향 정면에 트리코 고개가 멀리 보이고 우측에 거대한 초원으로 이루어진 산중턱으로 가는 길이 이 변형 TMB코스에 해당하는 길이다. 이 중턱에 오르기 위해선 갈지자로 이어진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마치 되돌아가듯 길이 반대로 꺾여 사선으로 급히 올라가기 때문에 마치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중턱에 올라서서는 트리코 고개까지 거의 평지 수준으로 걷게 된다. 우측 능선길로 올라 타면 몽 보라세이(Mont Vorassay 2299m) 봉우리에 오를 수 있고 여기서 동남쪽으로 곧장 내려가면 트리코 고개에 합류한다. 능선을 오르지 않고 계속 가면 몽 보라세이 봉우리를 거치지 않고 곧장 트리코 고개로 간다.

오후 12시 32분. 이 갈지자 형태로 뒤로 오르는 것이 싫어서 우리는 그냥 앞으로 천천히 가기로 했다. 몽 보라세이 능선과 에귀드비오나세에서 뻗어 내린 트리코 능선 사이의 완만한 골짜기길을 걷는 것이다. 트리코 고개에 이르기 전인 이 골짜기를 콤브 드 트리코(Combe de Tricot), 트리코 골짜기라고 부른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뒤돌아 본 전경 – 에귀드비오나세는 트리코 능선에 가려지기 직전이다.

트리코 능선 아래, 트리코 골짜기를 지나며 뒤돌아 멀어지는 에귀디구테(Aiguille du Goûter)를 바라보았다. 트리코 고개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지만 저 멀리 있어서 시각적으로는 고도차가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트리코 골짜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잠시 휴식(오후 1시 6분)
뚜르 드 몽블랑 트리코 고개 가는길
뒤돌아 본 모습. 우상향 사선으로 그어진 트램 웨이가 아득히 보인다. 그 앞으로 볼록한 콤브 데 쥐망이 있다.

아내와 첫째는 저 멀리 개미만큼 작은 크기로 따라오고 있다. 투덜대던 녀석이 엄마와 함께 오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트리코 고개를 오르는 나무 한그루 없는 이 긴 길이 정말 힘들었다. 내리쬐는 태양빛으로 기온은 32도를 가리키게 했다. 배낭의 무게만큼 고단함은 가중된다.

뚜르 드 몽블랑 몽 보라세이
트리코 골짜기에서 올려다 본 몽 보라세이 능선. 야생화와 더불어 광활한 초원의 사면이 펼쳐져 있다.

트리코 고개에서 미아지 산장

오후 1시 23분. 드디어 선두조인 둘째와 내가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2120m)에 이르렀다.

트리코 고개, 해발 2120m
트리코 고개, 해발 2120m

벨뷰에서 무려 3시간 30분이나 걸린 셈이다. 이정표상으로는 벨뷰에서 트리코 고개까지 2시간 15분, 트리코 고개에서 벨뷰까지는 1시간 55분이 소요된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우리 가족은 1.5배 이상 걸린 셈이다. 고갯마루에 둘째와 함께 털썩 주저 앉아 불어오는 남서풍을 맞으며 땀을 식혔다. 비오나세 빙하는 이제 트리코 능선의 산에 가려져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Dômes de Miage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돔 드 미아지(Dômes de Miage 3673m) – 진행 방향의 좌측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트리코 능선(Arête de Tricot)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트리코 능선(Arête de Tricot), 에귀디드비오나세 산자락이다 – 진행 방향의 좌측.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몽 보라세이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몽 보라세이 – 진행 방향의 우측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몽 졸리
트리코 고개에서 보는 몽 졸리(Mont Joly 2525m) – 우측, 그리고 좌측 아래에 미아지 산장(Refuge de Miage 1570m)이 아득히 보인다.

몽 보라세이에 오른다면 Bellevue 능선, 샤모니 밸리, 돔 뒤 구테(Dôme du Goûter 4304m), 몽블랑, 돔 드 미아지(Dome de Miages)와 빙하를 더 멋지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럴 힘도 시간도 없기에 TMB 루트를 쫓아 가기 바쁘다.
트리코 고개에 이르니 많은 하이커들이 떠나고 모여들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풀밭에 걸터 앉아 장쾌하게 펼쳐진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있자니 그간의 고단함이 씻은 듯이 날라갔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트리코 능선(Arête de Tricot 아흐에트 드 트리코)이 날카롭게 솟아 오르며 몽블랑을 향하고 있다. 이어 돔 드 미아지가 트리코 능선의 사선에 걸쳐 뒤로 보이고 진행방향 앞쪽 저 아래로는 미아지 산장이 아득히 보인다. 그리고 그 오른쪽 뒤로 우뚝 솟은 거대한 산이 몽 졸리(Mont Joly 2525m)다. 둘째와 멍하니 이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고 있으니, 옆에 앉아 있던 미국인 커플이 정말 아름답지 않냐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말린 소시지 살라미를 잘라서 우리에게 건냈다. 짭쪼름한 것이 정말 맛있었다. 땀을 흘리고 난 뒤 염분과 단백질 보충에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 순간의 맛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맥주 안주로 살라미를 사게 되었다.
뒤 이어 후미조인 아내와 첫째가 도착했다. 아내는 트리코 고개의 경치와 바람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연신 읊조렸다. 첫째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아진 기운으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목표점에 이르렀을 때 주어지는 보상 – 아름다운 풍광과 달콤함이 느껴지는 휴식과 음식 – 이 트레킹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후 1시 57분. 트리코 고개 이정표에서 사진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미아지 산장이 다음 목표지다. 지그재그로 난 길을, 야생화를 감상하며,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하며 걸으니 그저 기분이 좋다. 트리코 고개에서 미아지 산장까지는 약 2km로 560m의 고도를 급격히 낮춘다. 너무 급격한 경사로이기에 반대로 가는 코스라면 정말 이곳이 최악이겠구나 싶었다.

트리코 고개를 내려가는 길
트리코 고개를 내려가는 길 – 급경사다.
트리코 고개를 내려가는 길
트리코 고개를 내려가는 길 – 지그재그로 1시간 남짓 내려가야 한다. 뒤로 보이는 산은 몽졸리.
올려다 본 트리코 고개
뒤돌아 본 트리코 고개.
돔 드 미아지
루피너스 뒤로 펼쳐진 돔 드 미아지.

하산할수록 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미아지 마을에 도착했을 무렵엔 하늘이 완전히 흐려졌다.

미아지 산장

오후 3시 1분. 미아지 산장에 도착했다. 미아지 산장에서 우리는 뒤늦은 점심을 먹었다. 산장의 테이블을 이용한다면 산장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대피소처럼 개인이 싸가지고 온 음식을 무료로 대피소 테이블을 이용하는 개념이 아니다.
수 많은 음식 메뉴들, 뭐가 뭔지 몰라 웨이트리스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했더니 힘들어 하는 우리를 보고 상냥하게 랑도뇌르 한접시(Plate of Randonneur)를 추천해 주었다. 어떤 재료가 들어가냐고 물으니 샤퀴트리(Charcuterie), 불어로 육가공 제품을 뜻하는데, 햄, 말린 소시지, 베이컨 등과 다양한 치즈, 그리고 감자튀김이라고 한다. Randonnuer는 불어로 하이커, 등산객을 의미한다. 트레킹 후 체력 회복에 적당해 보였다. 흔쾌히 추천해주신 랑도뇌르를 주문했다. 비슷한 메뉴로 사보야르드(Plate of Savoyarde)도 있는데 감자튀김 대신 토마토가 나온다. 사보야르드는 말하자면 프랑스 알프스 지역인 사부아(Savoie)의 전통 요리로 추운 기후에 필요한 고칼리로 음식인 셈이다. 나는 시원한 맥주와 사보야르드에 감자를 더한 랑도뇌르, 둘째는 스프라이트와 오믈렛을 시켰다. 산행 후 먹으면 무엇이 맛없겠냐마는 미아지 산장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미아지 산장 음식 - 사보야르드, 오믈렛
미아지 산장 음식 – 사보야르드, 오믈렛

30분 늦게 도착한 후미조. 첫째는 퐁듀 사보야르드, 아내는 커피를 시켰다. 첫째가 빵조각을 퐁듀에 살짝 찍어 먹으려 하니까 이를 지켜 보던 산장 직원이 와서 빵을 듬뿍 적셔야 된다고 손사래를 치 듯 다가왔다. ㅎㅎ… 테이블 중앙에 퐁듀 냄비를 두고 뜨끈한 퐁듀에 빵을 듬뿍 적셔 먹으니 짭쪼름한 것이 정말 맛있었고 포만감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돔 드 미아지(Dome de Miage 3673m) 아래에서 먹는 식사 자체로 짜릿함이 밀려오는 듯 하다.

미아지 산장 음식 - 퐁듀
미아지 산장 음식 – 퐁듀
미아지 산장에서 보는 트리코 고개
미아지 산장에서 보는 지나온 트리코 고개

오후 4시 1분. 미아지 산장에서 개인 정비를 마치고 선두조가 먼저 출발했다.

미아지 마을
미아지 마을을 뒤로 하고…
몽트뢱을 오르기 직전 이정표
미아지 마을 – 몽트뢱을 오르기 직전 이정표. 레꽁타민 몽주아까지 1시간 50분을 가리키고 있지만 선두조가 걸린 시간이 2시간 20분이었다. 이정표의 시간은 대체로 우리나라 기준으로 상위 트레커들의 산행시간 정도가 아닐까 한다.

미아지 산장에서 레콩타민 몽주아, 퐁테 캠핑장까지

곧바로 오르막으로 치고 오른다. 뒤를 돌아 보면 지나 온 트리코 고개와 이어지는 아레트 드 트리코(Arête de Tricot) 즉, 날카로운 트리코 능선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올려 보면 트리코 고개를 넘기 전 줄곧 보아 왔던 에귀드비오나세(Aiguille de Bionnassay)의 남서면을 보게 된다. 이 봉우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을 가르며 남서쪽 능선을 따라 돔 드 미아지 봉우리로 이어진다. 미아지 산장에서 압도적인 배경이 되는 바로 그 봉우리다.

몽트뢱 중턱에서 본 트리코 고개와 트리코 능선
몽트뢱 중턱에서 본 트리코 고개와 트리코 능선
몽트뢱 중턱에 본 미아지 마을과 산장
몽트뢱 중턱에 본 미아지 마을과 산장.

몽트뢱Mont Truc 1811m 봉우리를 향해 오르며 약 200미터 고도를 높인 뒤 봉우리 옆을 지나 트뢱산장(Refuge – Auberge du Truc)에 이른다. 미아지 산장에서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를 했는데도 무거운 배낭을 매고 가파르게 다시 오르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트뢱산장 이 후론 줄곧 목가적 풍경의 알프스 초원과 몽블랑 산군을 감상하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다.

트뢱 산장
트뢱 산장
트뢱 산장을 지나며
트뢱 산장을 지나며.

레콩타민 마을로 오랫동안 내려가게 된다. 레콩타민도 샤모니처럼 협곡에 자리한 마을이다. 하산길 맞은편에서 위용을 뽐내며 맞이하고 있는 산은 트리코 고개에서 보았던 몽졸리(Mont Joly 2525m)다.

레콩타민 마을로 하산하는 길
레콩타민 마을로 하산하는 길 – 몽졸리가 맞은편에 있다.

오후 6시 20분. 레콩타민 몽주아(Les Contamine-Montjoie) 마을에 도착했다. 후미조를 기다린 후 슈퍼마켓(SPAR)에 들러 식료품을 사서 퐁테 캠핑장(Camping du Pontet)로 향했다(오후 7시 9분). 봉낭(Bon Nant)강을 따라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TMB 팻말과 함께 캠핑장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봉낭강은 아르브(Arve)강의 지류 중 하나로 레콩타민 몽주아 지역의 자연 경관과 생태계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봉낭강은 북쪽으로 흘러 샹 제르베 레 뱅(St. Gervais-les-Bains)을 지나 아르브강에 합류한다.

퐁테 캠핑장(Camping Le Pontet)

오후 7시 49분. 퐁테 캠핑장에 도착했다. 샤모니의 레 아롤 캠핑장보다는 훨씬 규모가 크고 시설이 괜찮았다. 이 캠핑장은 넉달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었다. 예약을 해 둔 이유는 TMB 트레킹의 첫날인만큼 일정 변동성이 적은 날이고 여름 성수기임을 감안한 것이다. 규모가 큰 캠핑장이어서 사실 예약없이 와도 괜찮을 법 했다. 다만 전기 사용이 가능한 사이트로 예약을 해서 전기 사용이 용이한 사이트로 배정을 해주었다. 홈페이지 상 정보로는 140개의 사이트가 있으며 전기 사용 요금은 계절별 사용량별, 용량별, 일별 요금이 세분화 되어 있었다. 겨울에는 €0.50/kWh(개별 미터), 여름에는 4A는 €5.90/일, 10A는 €10/일 이다. 성인2, 아이2(17세까지 선택이 가능)로 선택 후 텐트 피칭 예약 메뉴로 가 보면 전기를 4A를 쓸지 10A를 쓸지 고르도록 하고 있다. 아, 골치아프게 그냥 하나로 통일해서 공급을 해주지 이걸 또 고객이 선택하게끔 하는지… 작은 요금 차이지만 이런 선택지 앞에 놓이면 또 따져보기 마련이다.
우리 가족이 소지하고 있는 전기 용품 용량을 나열해본다. 모든 기기(핸드폰4,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 카메라 배터리, 영상용 배터리 등)가 방전되었다는 가정하에 44,000mAh(4.4A)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4A 전기 사이트면 충분했다. 나중에 보니 전기는 레 아롤 캠핑장처럼 매점이나 화장실 멀티탭에서 그냥 사용하더라는… 4A 전기 사용 텐트 사이트 예약을 하면 인적사항(기본 2명에 인당 6.8유로 추가 포함, 어린이 할인)을 입력 후 결제(38.1유로/10A를 고르면 43.1유로)와 함께 예약이 완료된다. 관광세 1.5유로는 별도.

퐁테 캠핑장 리셉션과 레스토랑
퐁테 캠핑장 리셉션과 레스토랑
퐁테 캠핑장
넓직한 11번 자리.
밤은 깊어가고…

텐트 피칭을 하고 샤워 후 맥주캔을 따서 한모금 마시니 긴 하루의 고단함이 씻기는 듯 하다. 모두들 힘들었지만 트리코 고개에서의 풍광과 미아지 산장에서의 음식맛을 곱씹으며 지나온 길을 얘기했다. 둘째는 내일은 얼마나 가야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심히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내일 걸어야 할 거리는 더 길기 때문이다. 걸어서 달성할 획득고도도 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감은 잃지 않았기에 내일의 트레킹은 내일 부딪쳐 보기로 하고 오늘밤을 즐기기로 했다.

트레킹 기록

총 이동거리 : 15.6km (벨뷰 케이블카 2km 포함)
총 소요시간 : 10시간 11분
이동시간 : 6시간 32분(케이블카 이동 7분 포함)
휴식시간 : 3시간 38분(그야말로 느릿느릿 거북이 이동이었다. 아니 게으른 토끼라고 해야 하나?)
2024년 7월 19일(금) 맑음.

TMB 1일차 이동거리 vs 고도
TMB 1일차 이동거리 vs 고도
TMB 1일차 여정(빨간색) 15.6km
TMB 1일차 여정(빨간색) 15.6km

(다음 이야기 : 캠핑 르 퐁테, 발므 산장, 본옴므 고개)
https://kimsunho.com/2024-tmb-03-campinglepontet-coldubonhomme/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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