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파랑길 45코스 걷기 | 설악산 보며 장사항까지 가족 여행 코스
속초 “해파랑길 45코스”는 코리아둘레길의 명품길 중 하나다.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노는 게 우선시되는 사춘기 절정에 이른 아이들도 설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속초다. 오랫동안 속초 여행을 해왔지만 이번엔 나름 차별성이 있는 그런 여행이었다. 병풍처럼 늘어선 설악산을 보며 가족과 함께 걷는 바닷길 여행, 바로 해파랑길 45코스다.
색다른 속초 여행
아이들과 속초 여행을 자주 해왔지만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을 걷기 위해 속초를 찾은 건 처음이었다.
– 늘 설악산에 가기 위해 또는 설악산의 기를 받기 위해 속초를 찾았다면 이번엔 병풍처럼 늘어선 설악산을 바라보며 걷는 바닷길 여행이었다.
– 오래전부터 속초의 갯배를 타보자고 말로만 하곤 했지 정작 실천을 한적이 없었다. 해파랑길 45코스에 놓인 갯배 경로를 지나며 자연스럽게 갯배를 타보는 체험을 했다.
– 속초의 노포 후포식당에서 맛있는 생선조림도 먹었다.
– 화창한 날씨에 아름다운 속초 둘레길을 온가족이 걷고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니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었다.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몇 달 만에 떠나는 가족여행겸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의 첫발을 내딛는 여정이다. 무엇보다 작년 프랑스 여행 때 파리에서 제네바로 가는 열차편을 기차 탑승시간에 일방적으로 취소당한 후, 기차표를 구매했던 클룩에서 보상받은 포인트를 이용해 숙박을 무료로 예약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여행의 좋은 시작점이었다.
해파랑길 45코스 소개
해파랑길 45코스는 설악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외옹치항, 아바이마을, 갯배, 영금정, 속초 등대전망대를 지나 장사항에 이르는 구간이다. 총 17.6km다. 북진 기준 좌로는 설악산이 펼쳐져 있고 우로는 동해바다, 어촌마을의 전통문화와 항구 등 여러 볼거리를 즐기며 갈 수 있는 코스다. 길도 쉬워서 가족 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자차 : 날머리 장사항으로 이동
해파랑길 45코스 북진 기준, 날머리인 장사항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45분.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속초IC에서 미시령로로 합류하고 속초방향으로 오다 동해대로 북쪽으로 좌회전을 했다. 다시 해안가 중앙로를 통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장사항 주차장에 이르렀다. 속초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빠르게 올 수 있는 길이다. 중간에 시흥하늘휴게소에서 주유,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왔는데도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주말엔 역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 주전 일요일 서해랑길 75, 74코스를 위해 집에서 서산의 구도항까지 차량 왕복 거리가 249.4km였는데, 집에서 속초 장사항 주차장까지 편도 거리로 찍힌 것이 신기하게도 정확히 249.4km였다.
날씨는 청명하고 춥지도 않은 활동하기 참 좋은 날씨였다.
항구주차장으로 진입하면서 본 식당, 왕박골식당에서 식사를 먼저 했다. 장칼국수가 대표메뉴였다. 장칼국수는 예전에 강릉에서 맛있지만 맵게 먹은 기억이 있어 좀 망설여졌는데 대표메뉴라고 해서 시켜보니 빨간 국물 색깔과는 다르게 하나도 맵지 않았다. 그다지 특색있는 맛은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많은 게 좀 신기했다.
택시 : 들머리 설악해맞이공원으로 이동
○ 택시 이동 : 속초시 중앙로 431(왕박골식당앞) – 설악해맞이공원(설악항)
– 오전 10시 30분 탑승
– 오전 10시 53분 하차
– 11km / 22분 소요 : 18,400원
설악항으로 가자는 말을 나이 지긋하신 택시기사께서 “설악산”으로 잘못 알아듣고 설악동쪽으로 향하다 돌아와 거리가 조금 추가되었다. 설악항 입구에 도착해서 내릴 때 기사님은, “제가 잘 못 알아들어가지고 몇천원 더 나왔네요.”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면 돌아간만큼 감안해서 빼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 아니면 미터요금이 나온대로 받고자 한다면 저 말은 차라리 안하는 게 나았을텐데 말이다. 하하. 뭐 어쩌겠는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이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게 된다.
해파랑길 45코스 17.6km 북진 : 속초해맞이공원-아바이마을-속초등대전망대-영랑호범바위 앞-장사항
해맞이공원
오전 11시 정각, 설악항 앞에 있는 해맞이공원에서 해파랑길 45코스 북진 걷기 시작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은 여행의 모든 것을 결정할만큼 영향력이 크다. 파란 하늘,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게 이보다 더 시원할 수가 없다.


대포항, 외옹치항

동해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20분 정도 걸으면 대포항이다. 동해대로에서 대포항길로 빠지면 외옹치항으로 연결이 되는데 항구 남쪽 해안가에 신상 “카시아호텔앤리조트”가 우뚝 서 있다. 2024년에 개장했다고 하며 전 객실이 오션뷰라고 한다. 3개의 타워에 꼭대기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싱가포르의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연상이 된다.


외옹치바다향기로
외옹치항에서부터는 바닷가길이 데크길로 연결이 되는데 속초해수욕장까지 “외옹치바다향기로”로 명명된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 롯데리조트를 끼고 데크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속초해수욕장, 청호해안길

외옹치해변에서 북쪽으로 더 이동하면 바로 속초해수욕장이다. 속초해수욕장의 전세계 도시 이정표. 파리는 여기서 팔구파리km구나.

속초해수욕장 앞 속초아이대관람차를 끼고 돌아 계속 바닷가길(청호해안길)을 따라 이동했다. 속초아이대관람차는 한바퀴 도는데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8세 이상 1인당 요금이 12,000원이다.(4-7세 6천원, 65세이상/단체는 9천원)

청호동의 청호해안길 좌측에 청초호가 있다. 중앙에 빨간색 아치교인 설악대교를 건널 예정이다.

청초호를 건너기 위해 설악대교 위로 올라서야 한다. 설악대교 아래로 설악산이 펼쳐져 있다.

설악대교를 건너면서 청초호와 청초호 뒤로 보이는 설악산이 그림과도 같았다.

설악대교. 설악대교를 건너 아바이마을 갯배 타는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갯배, 동명항, 영금정, 속초등대전망대
갯배 선착장 티켓머신에서 인당 500원, 갯배 티켓을 끊고 갯배를 탑승했다. 승객들이 쇠갈고리 같은 것을 줄에 걸어 잡아당기면 배가 나아가는 식이다. 갯배를 타고 건너서 내리면 중앙동이다. 갯배는 청호동과 중앙동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이다. 일제말 청호동과 중앙동 사이를 준설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지만 청호동과 중앙동 사이의 수로를 동서로 잇는 교통수단이 바로 갯배다.

중앙동으로 건너와 중앙부두길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이동했다. 청초호의 북쪽 동네 청호동, 중앙동, 청학동에는 제법 유명한 생선조림집이 꽤 많이 있는 것 같다. 중앙부두길의 “88생선구이”집 앞에는 줄을 서고 있었다. 트레킹을 마치고 저녁에 우리가 간 청학동의 “후포식당”도 대기를 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동명항, 영금정을 지나 영랑동으로 들어서 속초등대전망대에 올랐다.


속초등대전망대에서 영금정과 동명방파제 뒤로 지나온 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등대해수욕장에 없던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며 산을 가리고 부조화를 가져오는 것이 좀 안타까웠다.


영랑동의 해변가에는 “봉포머구리집”이 물회로 유명하다. 해변가 신축건물로 세워 이전한지 꽤 되었다. 예전에 방바닥에 앉아서 먹었던 오래된 주택에서 장사하던 그 시절의 봉포머구리집 물회맛이 훨씬 더 맛있었다. 신축건물로 이전한 뒤로 3차례 정도 가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갈 때마다 실망스러워서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영랑호수공원, 장사항
영랑교 삼거리에서 길을 건너 영랑호수공원에 들어섰다(오후 2시 36분).
영랑호가 전경에 뒤로 설악산이 병풍처럼 쫙 펼쳐져 있는 것이 압권이었다. 매년 설악산을 보고 오르고 하면서도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의 설악산이었다.



2020공공미술프로젝트 사업으로 2021년 6월 30일에 설치된 조형물이라고 한다. 소년이 설악산 쪽을 바라보길래, 문득 프랑스 샤모니에서 몽블랑을 가리키는 자크발마와 그 옆에 있는 소쉬르의 동상이 생각났다. 그런데 작품명은 “새를 기다리는 소년”이라고 한다. 망원경을 통해 영랑호 새를 볼 수 조형물이라고 한다.
영랑호를 한바퀴 돌아 영랑교로 되돌아오는데 약 6.9km, 1시간 45분이 소요되었다. 장사항쪽으로 이동했다.

오후 4시 31분, 드디어 해파랑길 45코스 북진 날머리인 장사항에 도착했다.
소요시간, 거리
○ 해파랑길 45코스 17.6km 북진 : 속초해맞이공원-아바이마을-속초등대전망대-영랑호범바위 앞-장사항
- 출발 오전 11시 정각
- 도착 오후 4시 31분
- 17.6km / 5시간 31분
후포식당 – 생선조림으로 유명한 노포
첫째는 생각보다 이 걷기 여행이 좋았던 모양이다. 다녀와서 몇 번이고 좋았다고 얘기를 했다.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먼저 숙소(마리나베이 속초)에 체크인을 하고 후포식당으로 향했다.
후포식당은 청초호의 북쪽 호숫가 식당으로 생선조림으로 유명한 노포다. 식당 옆에 주차장이 있었는데 입구를 지나쳐서 식당골목으로 우회전해서 들어가니 청초호가 보이고 식당옆에 배가 떡하니 정박해 있는 것이 보였다. 기우는 해에 배의 질감이 참 멋있었다.


배가 있는 근처에 주차할만한 공간이 있어 주차를 하고 나서 설악산을 넘어가는 석양을 보니 그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가 갔을 때 마침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오후 5시 30분 정도였는데, 유명한 집이어서일까…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고 대기표에 전화번호를 적고 나와야 했다.

메뉴판을 보면 조림이 맨위 대표메뉴로 있고 들어보지 못한 망챙이, 장치라는 생선 메뉴가 있다. 조림 대(4만원), 중(3만원), 소(2만 5천원)에서 대를 시켰는데 어떤 생선명을 특정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 때 그 때 생선이 달라질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듣기로 대자에만 장치가 조금 들어간다고 한다. 뭔가 처음 보는 듯한 생선을 먹은 것 같은데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한 것이 맛이 있었다. 또 조림 양념에 밴 무가 정말 맛있었다.


생선조림을 먹고 나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만석닭강정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램블러 기록 : http://rblr.co/ov2H0
2025-02-22
*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와 속초 해파랑길 경치가 장난 아니네요. 저도 나중에 가족들과 함께 와봐야겠네요. 날씨도 끝내주네요. 잘봤습니다 ㅎㅎ
해파랑길 45코스는 누구랑 걸어도 만족할만한 길일 겁니다. 물론 날씨도 좋아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