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 눈꽃 산행 코스 리뷰 & 준비물
토요일(2026-01-10) 당일 산행이자 2026년 병오년 첫 산행으로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가 5번째로 높은(앞쪽 순위의 산들은 순서대로 한라산 – 지리산 – 설악산 – 덕유산) 계방산에 다녀왔다. 이른바 계방산 눈꽃 산행.
원래는 친구와 대둔산에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전날 60%의 비 예보가 나오자 친구는 취소 사인을 보냈다. 궂은 날씨를 염려하는데 마냥 우길 수는 없는 노릇. 친구와의 산행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대신 혼자서 계방산 눈꽃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둔산에 비가 온다면 계방산은 눈이 오겠거니 생각했다.
아내는 같이 가고 싶어했으나 지난 주 서해랑길 걷기 중 발바닥 부상(족저근막염)을 입어서 홀로 다녀오게 되었다. 어쨌거나 집에 그냥 있기에는 한주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궂은 날씨 예보로 운전은 하지 않기로 하고 산악회 버스를 이용했다.
1. 계방산 산행 코스 및 소요 시간
계방산은 정상부 영역이 오대산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국립공원 지역이다. 겨울철 눈꽃 산행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인파도 몰리는 곳이라 시간 배분을 잘 해야 한다.
통상 운두령을 들머리로 하고 아랫삼거리쪽 주차장을 날머리로 한다. 운두령은 해발고도가 1089m로 계방산 정상 1577m와의 고도차가 488m 밖에 안되니 운두령에서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1월 10일 계방산 등산 루트 : 운두령 들머리 – 전망대 – 계방산 정상 – 주목군락지 – 노동계곡 – 계방산오토캠핑장 – 주차장 날머리
계방산 산행 코스는 아래와 같다. 주말에 내가 다녀온 경로는 일반적인 루트다.
1) 일반적인 루트 10.8km : 운두령 – 전망대 – 계방산 정상 – 주목군락지 – 노동계곡 – 계방산 오토캠핑장 – 주차장
– 운두령에서 정상까지 4.1km : 보통 2시간 30분 소요 (나는 거의 쉼없이 1시간 46분이 소요됐다)
– 정상에서 계방산오토캠핑장쪽 노동계곡으로 하산 6.7km : 보통 3시간 소요 (나는 거의 쉼없이 1시간 52분이 소요됐다)
– 전망대와 정상에서의 조망도 일품이지만 주목군락지의 눈덮힌 주목이 압권이다.
2) 능선 하산 루트 8:9km : 운두령 – 전망대 – 계방산 정상 – 가운데 남쪽 능선길 – 권대감바위 – 주차장
– 노동계곡쪽 하산보다는 거리가 1.9km나 짧지만 능선길이다 보니 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하고 좀더 험하다.
3) 운두령 원점 회귀 8.2km : 운두령 – 전망대 – 계방산 정상 – 다시 운두령
– 왕복 4시간이면 된다.
– 자차 이용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해야 한다면 이 코스가 좋다. 계방산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거나 주목군락지의 어마어마한 주목들을 감상하고 되돌아와도 된다.
– 또는 운두령 주차장에서 스텔스 차박을 하거나 당일 새벽 일찍 도착해서 일출 산행을 하는 경우 이 코스 추천이다.
2. 준비물
오전 10시경 운두령의 기온은 영하 2도였다. 바람이 좀 강하게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하 6도 정도였다.
겨울 산행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려면 산행 당일의 날씨는 떠나는 직전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체감온도가 훅 떨어진다.
Twc (체감 온도) = 13.12+0.6215T(실제 기온) – 11.37xV(풍속m/s)^0.16 + 0.3965TV^0.16
정상에서의 체감온도는 최저 영하 11도 수준이었는데 내 경우엔 아래 준비물로 충분히 커버가 되었다.

▶ 운행복 상의
1) 베이스 레이어 : 얇은 면 내복
2) 미들 레이어 : 아크테릭스 카이어나이트
3) 아우터 쉘 – 소프트쉘 : 아크테릭스 감마MX
▶ 운행복 하의
1) 바지 : 피엘라벤 켑 트라우저
▶ 버프, 인진지 양말+울 양말/여분 양말, 반장갑+블랙다이아몬드 미드웨이트 장갑, 등산화 잠발란 토페인
▶ 배낭(클라터뮤젠 브리머 32L), 스틱(레키 스카이테라FX 카본 SL), 아이젠, 보조배터리, 카메라
▶ 사용하지 않은 용품들
1) 여분 우모복 : 랩 마이크로라이트 (사용 안함)
2) 두꺼운 면장갑(사용 안함)
3) 스패츠 (사용 안함)
4) 무릎보호대(사용 안함)
5) 선글라스 (사용 안함)
6) 핫팩 – 들머리에서 개봉하고 몸속에 넣었는데 곧바로 분실함.
7) 헤드랜턴 : 페츨 액틱 코어 레드, 고글 (사용 안함)
3. 10.8km 구간별 산행 리뷰

1) 운두령 – 전망대 3.1km
오전 10시 7분, 운두령에서 시작했다. 운두령에 들머리에서부터 바람이 좀 강했다. 기온은 영하 1도였는데 체감온도는 훨씬 밑돌았다. 정상까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북서풍의 찬바람을 좌측 측면에 그대로 맞아야 했다.

계단을 오르며 시작하는데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나면 당분간 평안한 길이 이어지고 심지어 약간의 내리막 코스로 걷기도 한다. 각종 산악회 버스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몰려들어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다 보니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부터는 정체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10시 48분. 정체가 되기 시작했다. 북서풍이 좌측면을 강타했다. 기온은 영하 5도였는데 체감온도는 영하 8~9도 수준이다.
11시 4분. 데크 계단길에 이르렀다. 이 데크 계단 구간은 폭이 넓어서 체력이 좋다면 많은 사람들을 추월해 갈 수 있다. 우리가 전철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왼쪽 라인을 비워두는 것처럼 여기서도 왼쪽을 비워두고 대부분 오른쪽으로 나란히 줄지어 걸었다. 나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단 구간을 속보로 걸어 이 구간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갈 수 있었다. 금새 몸에서 열이 나니 영하 5도 수준이었는데 자켓과 미들레이어의 지퍼를 열어 젖힐 수 밖에 없었다.

2) 전망대 – 계방산 정상 – 주목군락지
전망대에서 정상, 그리고 주목군락지까지가 계방산 산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겠다. 눈꽃, 상고대 뿐만 아니라 설악산, 오대산 비로봉 조망, 그리고 눈 덮힌 주목군락지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오전 11시 32분, 전망대에 도착했다. 설악산까지 조망이 되는 곳인데 이날은 북동쪽은 짙은 구름이 많이 끼어서 조망이 좋지 않았다. 대신 남서쪽 조망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오전 11시 53분에 계방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기온은 영하 7도, 바람이 꽤 불어서 체감온도는 영하 11도 수준이었다. 아침에 먹은 것이라곤 빵과 커피여서 꽤나 배가 고팠다. 정상엔 작은 평상 하나가 놓여 있는데 그냥 거기에 바람을 등지고 앉아서 싸가지고 온 빵과 단백질 음료를 섭취했다. 차가운 빵을 맛있게 먹는 법은 2시간 빡세게 산에 오른 뒤 먹으면 된다.
바람이 거세고 기온이 낮은데도 몸의 열기는 단 세벌(얇은 면 내복+카이어나이트+감마MX)로 10분 이상을 견디게 해주었다. 켑 트라우저는 방풍, 방수 옷이라 단 내의 없이 한벌인데도 전혀 다리가 춥지 않았다.
계방산 북쪽 조망은 그리 좋지 않았다. 대신 남쪽 조망은 괜찮았다.


오후 12시 8분, 주목군락지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북쪽의 홍천군 내면 창촌리와 남쪽의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를 가르는 능선을 따라 동북쪽으로 이동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측으로 동남쪽 방향으로 하산하도록 되어 있다. 주목군락지를 거쳐 노동계곡으로 내려간다.





오후 12시 20분, 주목군락지에 이르러 동남쪽으로 하산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길가에 쉘터를 쳐 놓은 그룹이 보였는데 그 중 한 그룹은 대놓고 불을 피워 취사를 하고 있었다.
서두에 설명한대로 계방산 정상부는 오대산국립공원에 해당하는 국립공원지역이다. 불을 피우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어찌 이럴 수가 있지?


주목 군락지의 주목의 자태는 기대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붉은 기운을 머금은 주목의 줄기 위로 솟아난 상고대, 구름 안개 속에서 날아온 미세한 물방울들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따라 한 올 한 올 쌓여 가지마다 흰 깃털을 얹은 듯하다.





3) 주목군락지 – 노동계곡 – 계방산오토캠핑장 – 아랫삼거리 주차장
가파른 경사면에 있는 주목군락지를 지나면 황홀경에서 깨어나 급경사에 다져진 쌓인 눈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가야 한다. 아이젠이 의미없을 정도로 두터운 눈이 경사면을 덮고 있다. 어떤 사람은 주저 앉아서 엉덩이 눈슬라이드를 타며 내려가기도 했다. 눈덮힌 겨울산에 감히 아이젠을 가지고 오지 않은 젊은 친구는 겁도 없이 낄낄 대며 엉덩방아를 찧으며 내려갔다.
노동계곡 하산길은 대신 평온한 길이다. 골짜기길이다보니 북서풍을 정상 능선과 가운데 능선이 완벽히 차단하여 바람 한점 없는 길인 것이다. 능선의 오르막과는 완전 딴판이다. 그래서 오를 때와 기온은 비슷했는데 더웠다. 더구나 눈길 급경사에 조심조심 발을 내딛느라 힘을 주다 보니 더욱 열기가 오르는 구간이다.
급경사 구간을 지나고 나면 완만한 골짜기를 큰 어려움없이 빠른 속도로 내려갈 수 있다.
오후 1시 13분, 임도길에 이르렀다. 우측면의 능선의 고도도 점차 낮아지면서 북서풍이 능선을 넘어 다시 살살 때리기 시작한다.

이승복 생가터, 계방산오토캠핑장, 휘게포레스트 캠핑장을 지나 아랫삼거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후 1시 59분.
주차장 옆 음식점 ‘솔대와 하늘’에서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잔으로 마무리했다.

4. 산행 요약
날짜 : 2026.01.10(토)
이동 거리 : 10.8km
램블러 경로 : http://rblr.co/p1c6l
총 소요 시간 : 3시간 51분 (오전 10시 7분 – 오후 1시 59분)
– 이동 시간 : 3시간 35
– 휴식 시간 : 16분
난이도 : 쉬움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