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의 어느 날, 큰 아이의 성화와 아내의 추진력에 힘입어 급작스럽게 일본 여행이 추진되었다. 늘 여행 계획을 도맡아 온 나에게 이번에도 또 다시 큰 틀의 계획 임무가 맡겨졌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선택한 여행지는 바로 일본 북알프스였다. 나고야 공항으로 들어가서 다테야마 알펜루트, 가미코치, 게로 온천 등을 돌아보는 여정을 계획했다. 4인 가족이 일본 북알프스 여행을 간다고 한다면 대중교통보다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할 뿐만 아니라 금액적으로도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좋다. 다테야마 알펜루트 렌터카 여행을 5월 9일-5월 12일 3박 4일로 다녀왔다.
- 왜 대중교통 대신 ‘랜터카 여행’인가?(4인 가족 기준 가성비 비교)
- 나고야에서 오마치까지 : 첫날 드라이브 코스 및 숙소
- 다테야마 알펜루트 렌터카 이용자 필수: 차량 회송 서비스
- 다테야마 알펜루트 코스 가이드
- 오기자와역 출발, 전기버스로 가는 일본 최고 높이 구로베댐
- 케이블카로 가는 구로베다이라, 로프웨이로 가는 다이칸보
- 다테야마 터널을 지나는 전기버스로 가는 무로도
- 알펜루트의 하이라이트 무로도 눈의 대계곡에서 주의할 점
- 버스를 타고 비조다이라 하산, 케이블카를 타고 다테야마역까지
- 2일차 숙박지 : 다카야마 와트(WAT) 호텔, 스시 맛집
나고야 공항으로 들어가, 나고야-마츠모토-오마치-오기자와 역-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다테야마 역-다카야마-가미코치-게로온천, 다시 나고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즉, 나고야에서 시작해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경로다.

왜 대중교통 대신 “렌터카 여행”인가?
이 코스를 대중교통으로 짜면 구간별로 표를 다 따로 끊어야 한다. 기차와 버스를 각각 끊어야 하고 가격도 꽤나 비싸다. 4명의 대중교통 비용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번거로움, 지정된 탑승 시간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 그리고 다테야마 알펜루트를 관통하는 편도여행이라면 캐리어는 택배 서비스를 추가 고려해야 한다.
반면 렌터카 이용은 효율이 매우 좋다. 아름다운 시골길을 여유롭게 드라이브해서 오기자와 역이나 반대편 다테야마역에 도착해 다테야마 알펜루트 횡단을 시작할 수 있다. 짐 이동의 부담, 지정된 시간 등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다테야마 알펜루트 편도여행이라면 차량 관통이 안되니까 차량 회송 서비스 업체에 렌터카 회송을 맡겨야 한다.
대중교통 vs 렌터카 장단점
이 코스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경우를 따져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구간별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1. 나고야 공항 ➡️ 나고야역
- 교통수단: 메이테쓰 공항선 (뮤스카이 또는 특급)
- 요금 (1인 기준): 1,250엔 (일반 980엔 + 지정석권 270엔)
- 소요 시간: 약 30분 ~ 40분
2. 나고야역 ➡️ 마츠모토역
- 교통수단: JR 특급 시나노 열차
- 요금 (1인 기준): 약 6,030엔 (지정석 기준)
- 소요 시간: 약 2시간 5분
3. 마츠모토역 ➡️ 마츠모토성 (왕복)
- 교통수단: 도보 (또는 버스)
- 요금 (1인 기준): 0엔 (도보 기준 / 버스 탑승 시 편도 200엔)
- 소요 시간: 도보 왕복 약 30분 (편도 15분)
4. 마츠모토역 ➡️ 시나노오마치역
- 교통수단: JR 오이토선 보통 열차
- 요금 (1인 기준): 680엔
- 소요 시간: 약 55분 ~ 1시간
5. 시나노오마치역 ➡️ 케이수이 호텔
- 교통수단: 오마치 온센쿄(온천향) 행 알피코 노선버스
- 요금 (1인 기준): 540엔
- 소요 시간: 약 13분
6. 케이수이 호텔 ➡️ 오기자와역
- 교통수단: 호텔 앞 정류장 ➡️ 오기자와행 알피코 버스
- 요금 (1인 기준): 1,000엔
- 소요 시간: 약 25분
7. 다테야마역 ➡️ 다카야마역 (도야마 경유)
- 교통수단: 도야마 지방철도(보통) ➡️ JR 특급 히다(Hida) 열차로 환승
- 상세경로: 다테야마역 ➡️ 전철도야마역(도보이동) ➡️ JR도야마역 ➡️ JR다카야마역
- 요금 (1인 기준): 총 4,190엔 (지방철도 1,230엔 + JR 특급 지정석 2,960엔)
- 소요 시간: 약 2시간 40분 (환승 대기 제외)
8. 다카야마역 ➡️ 가미코치 (히라유 온천 경유 왕복)
- 교통수단: 노히 버스(Nohi Bus) 및 셔틀버스 환승
- 상세경로: 다카야마 노히 버스센터 ➡️ 히라유 온천(환승) ➡️ 가미코치 버스터미널
- 요금 (1인 기준): 왕복 총 5,400엔 (다카야마~히라유 왕복 2,820엔 + 히라유~가미코치 왕복 2,580엔)
- 소요 시간: 편도 약 1시간 30분 (왕복 총 3시간)
9. 다카야마역 ➡️ 게로온천(게로역)
- 교통수단: JR 다카야마 본선 (특급 히다 또는 보통 열차)
- 요금 (1인 기준): 1,040엔 (보통열차 기준 / 특급 이용 시 지정석 2,210엔)
- 소요 시간: 약 1시간 (보통열차 기준 / 특급 이용 시 45분)
10. 게로온천 ➡️ 나고야역 (메가돈키호테 나고야 본점 이동 포함)
- 교통수단: JR 특급 히다 열차 ➡️ 나고야 지하철 메이조선
- 상세경로: 게로역 ➡️ JR나고야역(하차 후 지하철 환승) ➡️ 사카에역 또는 나고야 시내 메가돈키호테 인근 역
- 요금 (1인 기준): 총 4,960엔 (JR 특급 지정석 4,720엔 + 지하철 240엔)
- 소요 시간: 약 2시간 (특급 1시간 40분 + 지하철 이동)
11. 나고야 시내(나고야역) ➡️ 나고야 공항
- 교통수단: 메이테쓰 공항선 (뮤스카이 또는 특급)
- 요금 (1인 기준): 1,250엔 (일반 980엔 + 지정석권 270엔)
- 소요 시간: 약 30분 ~ 40분
각 구간별로 쪼개어 따져보니 환승시간을 제외한 순수 이동 시간만 약 1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또한 환승 대기 시간을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됨을 감안해야 한다. 4인 대중교통비는 약 97만원 정도가 계산된다.
반면 렌터카로 이용했을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은 다음과 같았다.
소요시간 : 나고야-마츠모토-오마치-오기자와역 4시간 38분, 다테야마역-다카야마-아칸다나주차장(가미코치 셔틀버스)-게로온천-나고야 8시간 17분. 대중교통 순수 이동시간과 비슷하지만 대중교통은 앞서 말한대로 각 구간별 환승 대기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렌터카가 더 낫다.
72시간 3박 4일(풀보험) 대여 비용 : 134,500원
총 주행거리 : 835km, 연료비 : 5,228엔(49,143원)
ETC카드(하이패스) 렌탈 800엔 + 톨비 7,170엔 = 7,970엔(77,749원)
차량 회송 서비스 (오기자와역 ➡️ 다테야마역) : 27,000엔(252,643원)
렌터카 이용 비용은 차량 렌탈비, 주유비, 톨비, 차량 회송 서비스를 합쳐서 514,035원이 들었다. 참고로 다테야마 알펜루트 관광시 알펜루트를 관통하는 편도 관광이라면 차량 회송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무로도에서 다시 원점으로 오는 왕복 티켓을 끊는다면 차량 회송 서비스는 필요없고 약 25만원이 절감된다.
클룩에서 렌터카 예약
일본 렌터카는 대기업 공식 업체(도요타, 타임즈, 오릭스 등)와 국내외 예약 대행 플랫폼(스카이스캐너, 클룩 등)으로 양분되어 있다. 대행 플랫폼은 최저가 비교 및 예약 편의성이 좋아 인기가 많다. 나는 클룩에서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 도요타 프리우스를 최저가 검색해서 예약을 했다. 3박 4일 72시간 대여에 풀보험 포함가가 134,500원으로 저렴했는데, 대신 차량 픽업이 공항이 아니라 공항 밖으로 차량으로 1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다. 메신저 등으로 소통하며 공항 주차장에서 렌터카 주차장까지 픽업을 해주니 큰 문제는 없었다. 대형업체가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이 있다면 소형 업체는 사람 대응으로 사무실 방문도 없이 주차장에서 사인하고 차량 인수하는 형식이다.
나고야에서 오마치까지 : 첫날 드라이브 코스 및 숙소
첫날은 마츠모토를 경유해 오마치로 향했다. 지타반도도로(E87)-나고야 제2환상 자동차도(名二環, 메이니칸)(C2)-도메이 고속도로(E1)-쥬오 자동차도로(E19)를 이용한다.
에나쿄 휴게소 :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 팁
나고야에서 마츠모토까지는 약 250km 3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중간에 쥬오 자동차도로에 있는 에나쿄 휴게소에 들렀다. 일본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SA와 PA로 구분짓고 있다. SA는 Service Area로 규모가 크고 PA는 Parking Area로 규모가 좀 작다. 이왕이면 식당 규모도 크고 조망도 좋은 SA휴게소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에나쿄 휴게소는 SA휴게소다.

카라네기 미소 라멘(辛ネギ味噌ラーメン)을 시켜서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여행은 뭐니뭐니 해도 먹으면서 가는 거다. 휴게소에 있는 패밀리마트에서 먹거리를 잔뜩 사가지고 다시 출발했다. 편의점 여직원에게 계산을 마치고 “마타 아이마쇼(また会いましょう, 또 만나요)” 라고 말하니 무표정의 낯빛이 환하게 밝아졌다.
북쪽으로 향할수록 점점 우리나라 강원도 느낌이 나는 풍경이 펼쳐지는데, 우리나라와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5월에 저 멀리 설산이 보인다는 점이다.

쥬오자동차도로(E19) 시오지리시(塩尻市)를 지날 때.
중부산악국립공원의 설산이 앞에 보인다.
늦은 오후의 마츠모토성
마츠모토성에는 늦은 오후에 도착해서 입장할 수는 없었지만 기울어진 해에 빛나는 천수각이 고혹적이었다. 마츠모토성은 전국시대 말기에 지어졌으며 검은 외관 때문에 까마귀 성으로 불린단다. 해자(성 주변을 둘러싼 물길)가 햇빛에 빛나는 것이 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알펜루트의 관문, 오마치 케이수이 호텔 료칸 투숙기
오마치로 향했다. 오기자와역에서 출발하는 다테야마 알펜루트 웹티켓을 사전에 예매했는데 아침 8시였기 때문에 오기자와역에 아침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도시인 오마치에서 첫 여정을 풀기로 한 것이다. 우리 가족이 여행하는 것처럼 나고야 기준 반시계 방향으로 다테야마 알펜루트를 둘러 본다면 오마치는 그 첫번째 관문이다. 나가노현에 위치한 도시로, 도야마현으로 넘어가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의 필수 경유지다. 또 도시 곳곳에 온천 마을을 품고 있어서 여독을 풀기도 좋다.
우리는 오마치의 케이수이(景水) 호텔에 숙박을 했다. 창문을 열문 북알프스의 설산이 보이고 아늑한 다다미방, 노천탕도 구비된 료칸식 호텔이다. 숙박은 며칠전에 예약한 것으로 4인 가족 1박에 353,268원에 결제했다. 입욕세는 인당 150엔, 총 600엔을 현장에서 현금으로 별도로 지급했다.

체크인을 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번화한 도심은 아니어서 문을 연 식당이 많지는 않았다. 소바 전문점을 발견해 들어갔다. 소바도코로 이로리(そば処 いろり)라는 이름의 식당이다. 이로리는 일본 전통 화로를 뜻한다. 이로리 소바집이라는 것인데 구글 평점은 3.9였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텐동 소바 세트와 마스시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몰라도 확실히 4.0 이상은 줄 수 있는 집이었다.

마스시는 16년전 사가미하라에 있는 MHI(미츠비시 중공업)에 출장을 갔을 때 저녁 식사 대접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때 처음 먹어보았었다. 당시에는 말고기라는 것도 낯설었지만 심지어 회로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이었다. 맛이 좋다며 권하는 통에 한 점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메뉴에 마스시가 있어 그 생각이 나서 시켜봤다. 아내는 당시 나보다 더 한 반응을 보이며 기겁을 했다. 맛있으니 먹어보라고 하자 둘째 아이는 한 점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하는데, 아내는 끝내 먹지 않았다.


호텔 온천은 우리나라의 찜질방 목욕탕과는 확실히 달랐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피부가 미끌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 피부에 코팅이 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료칸에서는 대부분 온천욕을 하니 유카타(온천 객실에서 편히 입는 캐주얼한 기모노 느낌의 옷)를 입고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 편안해보였다.
다음날 아침, 조식 오픈 시간에 맞춰 패킹과 체크아웃을 서둘렀다. 다테야마 알펜루트의 시작점 오기자와 역까지 차로 15분 거리에 있지만 오전 8시 출발 버스가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조식은 일본 가정식 스타일이었다. 밥과 국, 여러 음식들이 정갈하게 개인별로 제공된다. 역시 간장종지같이 작은 그릇에 담겨 있지만 가짓수는 많아 나름 푸짐했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오기자와역으로 향했다. 예매한 다테야마 알펜루트 티켓의 출발 시각은 오전 8시였고 8시 버스를 탑승하기 전에 렌터카를 반대편 다테야마역으로 가져다 주는 차량 회송 서비스도 맡겨야 했다.
다테야마 알펜루트 렌터카 이용자 필수: 차량 회송 서비스
다테야마 알펜루트 관광을 렌터카로 이용할 때 문제는 알펜루트가 일반 차량은 통과가 불가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기자와역까지(또는 반대 방향이면 다테야마역까지) 차를 몰고 가서 회송 서비스 업체에 차를 맡기고 반대편으로 가져다 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오마치 트래픽, 다테야마 트래픽, Sankeisya 등의 업체가 있다.
오마치 트래픽 이용 방법
우리가 예약한 회송 서비스 업체는 오마치 트래픽이었다. 비용은 27,000엔(252,643원)이다. 사무실은 오기자와 종합안내센터 건물에 있다. 반대편인 다테야마역에도 안내센터 건물에 있다. 차를 맡기면 통상 4-5시간 내 반대편으로 차를 가져다 준다. 약속 시간은 조율할 수 있는데, 통상 다테야마 알펜루트 관광을 다 하면 5시간 이상은 걸리니 기다림없이 차를 찾을 수 있다.
오마치 트래픽 예약 링크 : https://www.omachi-traffic.co.jp/en/reservation/
차량 회송시 주의사항
170km 정도를 운행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연료는 채워져 있어야 한다.

다테야마 알펜루트 코스 가이드
차를 맡기고 오기자와역으로 들어섰다. 티켓머신이에 이미 예매한 웹티켓 QR코드를 대면 실물 티켓을 뽑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관련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웹티켓 예매를 할 수 있다. 웹주소 : https://www.alpen-route.com/en/

다테야마 알펜루트는 봄철 거대한 눈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 북알프스 고산 지대의 장엄한 설경과 화산 지형을 케이블카, 로프웨이,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관통하며 즐길 수 있다. 다테야마역에서 오기자와 방면, 또는 오기자와에서 다테야마역 방면으로 갈 수 있는데 우리는 오기자와역에서 다테야마역 방면으로 진행했다.

이렇게 진행된다.
오기자와역 출발, 전기버스로 가는 일본 최고 높이 구로베(黒部)댐
오기자와역(또는 반대편 다테야마역)에서 30분 단위로 전기 버스가 출발한다. 이 후로는 각 역마다 개인의 시간 할애에 따라 자유롭게 다음 이동 수단, 케이블카, 로프웨이, 버스 등을 탈 수 있다.
오기자와에서 8시 버스를 타고 아카사와다케 산을 관통하는 간덴터널을 지나 구로베댐에 도착했다. 구로베댐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해발 1454m높이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 소백산 비로봉 높이다. 높이는 186m에 달하는 초대형 댐이다. 해발 1508m에 달하는 구로베댐 야외 전망대에서는 북알프스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구로베 댐 전망대에서 구로베 호수 남쪽 정면에 보이는 설산은 아카우시다케(赤牛岳, 2864m)다. 한자어로 적우라는 이름처럼 붉은 소 모양의 산봉우리라는 뜻이다. 산등성이 흙과 바위가 붉은 빛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케이블카로 가는 구로베다이라, 로프웨이로 가는 다이칸보
구로베댐 전망대에서 댐쪽으로 내려갔다. 댐을 가로질러 건너면 구로베 케이블카를 탑승할 수 있는 터널로 들어서게 된다. 터널을 좀 걸으면 구로베코에키(黒部湖駅), 구로베 호수역 표시가 보이고 그곳이 케이블카 타는 곳이다.
여기서 케이블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공중에 매달린 케이블카가 아니고 철도위 차량을 강철선으로 끌어당겨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스위스 등 유럽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푸니쿨라다.
구로베코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구로베다이라(黒部平) 역에서 하차하게 되다. 구로베다이라역에서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사방이 뻥 뚫린 360도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해발 1828m에서 감상하는 2천미터 중후반급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서쪽으로는 머리 위에 수직으로 솟은 다테야마 암벽이 조망된다.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면, 로프웨이와 해발 2,316m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다이칸보(大観峰) 역’이 보인다.

구로베다이라 역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갔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케이블카를 로프웨이라고 부른다. 이어서 다이칸보역에서 하차했다. 해발 2,316m의 아찔한 절벽 암벽을 파내어 역을 만들었다고 한다. 역 옥상 전망대에 서면 북알프스와 구로베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대관(大観)’을 즐길 수 있다.

다테야마 터널을 지나는 전기버스로 가는 무로도(室堂)
다이칸보에서 다테야마 터널 전기 버스를 타고 무로도로 향했다. 10분 정도 타고 가면 무로도에 도착한다.
무로도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의 최고 하이라이트이자 중심지로, 해발 2,450m에 위치한 거대한 고산 분지 평원이다. 무로도 터미널은 일본 내에서 전동차가 들어오는 역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다테야마 터널 전기버스와 다테야마 고원버스가 교차한다. 알펜루트 전체 코스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다테야마의 고봉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미쿠리가이케 등 아름다운 호수들이 펼쳐져 있다.


깊고 푸른 호수라는데 우리가 방문했던 5월 10일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아 한겨울의 모습이었다.
일요일의 무로도 터미널은 인산인해였다. 식당에 늘어선 줄을 피해 무로도 설원으로 나왔다. 눈 덮힌 미쿠리가이케를 지나 미쿠리가이케 온천 산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커피와 피자 등을 판매하는데 맛은 그닥 훌륭하진 않았으나 야외 테이블에서 파노라마 설산, 눈부신 설원, 맑은 고산의 공기가 맛의 치트키였다.

미쿠리가이케 온천 위로 난 길을 따라 라이초사와 산장쪽으로 걷다 보면 길 왼쪽 아래로 푹 꺼진 골짜기에서 유황가스와 뿌연 연기가 땅속에서 쉴새없이 뿜어져 나온다. 지하고쿠(地獄谷)라 일컫는다.

알펜루트의 하이라이트 무로도 눈의 대계곡에서 주의할 점
무로도의 봄에는 눈의 대계곡이라는 의미인 유키노오 오타니를 감상할 수 있다. 매년 4월 중순 개통해서 6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 풍경으로 겨울 내내 무로도에 쌓인 엄청난 양의 눈을 거대한 제설차로 깎아내어 도로를 만드는데, 그 눈벽의 높이가 무려 15-20미터에 달한다. 거대한 눈벽 사이를 걸어서 통과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TMI – 다이칸보에서 무로도에 도착했을 때 눈의 대계곡을 보려면 버스를 타고 봐야 하는 줄 알고 우리는 곧장 다테야마역 방면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말았다. 무로도 터미널에서 걸어서 갔어야 하는 걸 몰랐던 것. 이 실수를 깨닫고 버스기사에게 말했을 때는 이미 2정거장을 내려간 뒤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미다가하라 정류장에서 하차할 수 있었다. 미다가하라 정류장에서 다시 무로도로 올라가는 버스 티켓을 끊고 무로도로 가는 버스를 탔다. 위 모습은 그 때 촬영한 것이다.

버스를 타고 비조다이라 하산, 케이블카를 타고 다테야마역까지
무로도를 한껏 즐기고 난 우리는 무로도 터미널에서 다테야마역 방면 고원버스를 타고 내려갔다. 버스는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운행이 되고 비조다이라에서 다테야마역까지는 케이블카로 이동한다. 무로도에서 비조다이라까지 약 21km이며 약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내려가는 중간 중간 버스기사가 북알프스 고봉들, 시원한 고원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일본어라 알아듣긴 힘들어도 모니터에 표시되는 안내 화면으로 짐작은 할 수 있다. 산길을 구불구불 내려가다보면 버스 기사가 잠시 정차를 하는데, 창밖 멀리 거대한 절벽 사이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낙차(350m)를 자랑하는 쇼묘 폭포(称名滝)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내려갈 때 기준으로는 진행방향의 오른쪽 창 쪽이다. 설악산의 토왕성 폭포 같은 느낌인데 멀리 보이기 때문에 큰 감흥은 없다.
해발 1,000m대인 비조다이라 역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풍경은 울창한 정글처럼 변한다. 수령이 무려 1,000년이 넘는 거대한 다테야마 삼나무(스기목)들과 원시림이 도로 양옆을 빽빽하게 감싸 안는다.
비조다이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7분정도 내려가면 알펜루트의 종착지 다테야마역에 도착한다(500미터 고도를 낮춤). 렌터카는 이미 회송되어 기다리고 있다. 다테야마역 관광안내소에서 오마치 트래픽 업체로부터 차키를 건네받았다.
2일차 숙박지 : 다카야마 와트(WAT) 호텔, 스시 맛집
2일차 숙박지인 다카야마로 향했다. 중간에 편의점도 들르면서 여유롭게 가니 1시간 반이 채 안걸렸습다.
2일차 숙소는 와트(WAT) 호텔( & 스파 히다 다카야마)이었는데, 다카야마역 근처여서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고 가격도 3박 중 가장 저렴했다. 4인 가족 1박에 241,128원이었고, 주차비와 4인에 대한 입욕세, 숙박세 1800엔이 별도로 부과되었다. 부대시설 괜찮고 아침 조식 뷔폐도 좋았다. 호텔룸에서 보는 서쪽 조망은 하쿠산 국립공원과 연계된 설산들로 뷰도 좋았다.

저녁으로 근처에 평점 좋은 스시집을 찾았다. 나니와 스시집(浪花すし)인데 인기가 많은 곳인가 보다. 좀 기다렸다 먹을 수 있었다.

다카야마 지역에서는 히다규가 유명한데, 기후현에서 자란 검은털 와규를 말한다. 일본에서 최상급으로 인정받는 소고기라고 한다. 실제로 히다규 초밥은 꽤 비쌌는데, 6개에 3300엔 수준이었다. 조금 저렴한 플래티넘 스시 세트를 시켰더니 히다규 초밥이 1개가 포함되어 나왔다. 특별히 히다규 초밥에 대한 안내가 있었는데 히다규 초밥은 간장을 찍어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본연의 맛을 느끼라는 거겠지. 실로 살살 녹아내리는 맛이었다.

(계속)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