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코스

겨울 설악산 대청봉 당일치기 – 오색코스 쉼터 위치 정보 / 고도에 따른 기온

목요일 저녁에 둘째가 갑자기 “주말에 설악산에 가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인석아, 겨울 설악산 가려면 조금 더 미리 준비를 해야하는데… 중학교 2학년인 이놈은 동네 공원 가듯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겨울 산행, 게다가 대청봉 정도는 그래도 챙길 게 많아서 좀 적당한 타협안으로 “울산바위는 어때?”라고 넌지시 던져보았더니 단호한 어투로 “대청봉 가요”라고 못을 박았다. 최근에 몸만들기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둘째가 허벅지 근육을 키우겠다며 생각한 것이, 어릴적부터 종종 데리고 다녔던 설악산을 떠올린 것이다.

올해 설악산은 겨울은 지나고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 둘째 아들의 제안으로 설악산에 간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금요일 밤 둘째의 학원 마치는 시간에 픽업해서 오색에서 차박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대청봉을 거쳐 한계령 하산을 염두해 두었다. 둘째가 설악산에 간다고 하니 아내가 “그럼 나도 갈래”라며 합류했다. 1월 초 서해랑길을 좀 무리하게 걷다가 족저근막염이 생겼던 아내가 이젠 괜찮다며 나선 것이다. 아내가 합류하는 바람에 오색-대청봉-한계령 산행 계획을 오색-대청봉-오색 원점회귀로 변경했다. 대신 금요일 밤 출발 계획도 토요일 새벽 출발로 변경했다.
게임에 빠져 있는 첫째는 합류하지 않았다.

토요일(1월 31일)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설 때 그렇게 춥진 않았고(영하 2~4도 수준) 날씨 예보도 그렇게 나쁘진 않아서 큰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서울-양양고속도로의 홍천휴게소에서 커피와 호두과자를 사러 차에서 내렸을 때, 와우, 뼛속까지 시리게 할 정도의 차가움이 엄습해왔다. 차량 온도계로 확인해보니 영하 15도였다. 티셔츠, 카이어나이트, 감마MX 이렇게 3 layer로 입고 있었는데 이 정도는 영하 5도 정도까지 무난히 커버가 되는 조합인데 영하 15도에서는 무력했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오색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몸에 한기가 훅 느껴지는 것이 영하 10도쯤 되려나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영하 4도였다.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왜이리 춥던지, 새삼 ‘강원도의 힘’을 느꼈다.

주전골 입구 주차장. 8:09AM.

겨울철 오색코스 – 시간, 고도별 기온 변화 (맑은 날 기준)


오색코스는 대청봉에 오를 수 있는 최단코스지만 가파르다. 이정표나 지도에는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 대청봉까지 5km 거리로 표기하고 있지만 GPS앱으로 실측을 해보면 이보다는 좀 짧은 4.8km 정도이다. 오색코스는 숲길이어서 뻥 뚫린 주변 경관이 없고 지리하고 힘든 코스지만 구간별 코스를 머리속에 담고 있으면 좀 수월한 느낌이 든다. 4구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아래 오새 코스 지도 참조)

  1. 남설악탐방지원센터 – 제1쉼터 : 급경사 / 평균 경사도 28%
  2. 제1쉼터 – OK쉼터 – 철교 : 완만해지고 OK쉼터 이후로 능선을 비껴 중턱으로 이동하면서 오르 내리막이 있다.
  3. 철교 – 제2쉼터 – 계단 끝 중청봉, 서북능선 조망처 : 다시 급경사 / 평균 경사도 30.1%
  4. 중청봉 조망처 – 대청봉 : 완만한 오르막

(2024년 10월 당시 오색 코스 상세 후기 아래 참조)
https://kimsunho.com/2024-seoraksan-osaek-sogongwon/

설악산지도
설악산 산행 지도 – 오색 코스

주전골 입구 주차장에서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오색코스 들머리까지 1.2km 정도를 걸으니 금새 더워진다. 감마MX 안에 껴 입었던 경량 패딩을 벗었다.

오전 8시 45분, 오색코스 업힐 시작이다. 자동계수기를 통과해 지나니 그늘진 골짜기여서인지 기온이 찼다. 유일하게 노출이 된 얼굴로 기온이 얼마나 찬지 느낄 수 있었다. 영하 8도 수준으로 상당히 추웠지만 초반부터 가파르게 오르니 추위는 금새 사라졌다. 더구나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체감상 그렇게 춥지 않은 날이라서 산행하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다.

통상 고도 100m를 올릴 때마다 약 0.6도 정도 기온이 떨어진다. 고도만 놓고 보자면 초입의 영하 8도에서 가파르게 고도를 올리며 기온은 떨어져야 정상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지나며 해가 비치기 시작하면서 고도를 올리며 오히려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중간쯤 왔을 때 기온은 2도까지 상승을 했는데, 철교를 지나 다시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면서는 고도 상승에 따라 기온이 다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하 4도까지 떨어졌을 때 블랙다이아몬드의 미드웨이트 장갑 하나로는 약간 손끝 시려움을 조금 느끼는 정도가 되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들 때 영하 2도 정도로 상승하니 다시 손끝 시려움은 사라졌다.
대청봉에서의 기온은 다시 영하 8도까지 내려갔고 정상에서의 휘몰아치는 북서풍은 체감기온을 영하 15도까지 떨어뜨렸다. 겨울에는 대청봉 도착 200미터 전 ‘동절기안전장비 착용’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모복을 미리 입고 방한 대비를 하고 올라가는 것이 거의 필수다.

아래 온도 그래프(붉은색 선)를 보면 당시 측정했던 이러한 기온 프로파일이 시간과 고도별로 잘 드러난다.

설악산기온
오색-대청봉 코스 – 시간, 고도에 따른 온도 갭 (2026년 1월 31일)

빡센 오색코스, 쉼터는 어디에 몇군데나 있나?

오색코스는 10군데 데크 벤치 쉼터가 있다(1.3km지점 벤치쉼터와 근방의 제1쉼터를 하나의 쉼터로 보는 경우임).

① 초입의 된비알 구간에 촘촘히 6개의 쉼터가 있다. 남설악1쉼터부터 6쉼터까지다.
② 가파르게 오르다 1.3km 정도에 이르면 벤치 쉼터가 나오고 10여미터 더 가면 제1쉼터가 나온다. 이 벤치 쉼터와 제 1쉼터는 바로 근방에 있어서 하나의 쉼터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③ 1.7km 지점에 OK쉼터가 있다. OK쉼터를 지나면서 처음으로 내리막이 나온다. 내리막은 북면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녹지 않은 눈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통상 오랫동안 눈이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OK쉼터에서부터 아이젠을 차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그랬다.
④ 2.8km지점 철교를 지나면 다시 된비알 시작되며 300미터 정도 진행하면 설악폭포상단쉼터가 나온다(3.13km지점). 철교에서부터 고도를 약 150미터 정도 급격히 올리고 난 뒤 나오는 쉼터다.
⑤ 400여미터 더 올라가면 제2쉼터가 나온다(3.57km지점). 오색코스의 마지막 쉼터다. 물론 데크쉼터가 마지막인 것이지, 이 후에도 바위나 누워 있는 나무 등에 쉴 곳은 많이 있다.
⑥ 300여미터 더 올라가면 중청봉, 서북능선 조망처가 나오고 경사도가 완만해진다(3.9km지점).

아래 누적거리 vs 고도 그래프, 각 쉼터 위치 참조.

설악산고도
오색-대청봉 코스 – 거리, 고도, 쉼터 정보
설악산 오색코스
10:17AM.
설악산 오색코스 중청봉 조망처
12:38PM. 중청봉, 서북능선 조망처. 3.9km지점.
설악산 오색코스
1:03PM. 새파란 하늘에 하얀 자작나무가 한폭의 그림같다.
설악산 오색코스
1:29PM

설악산 대청봉
1:38PM. 대청봉.
설악산 대청봉
대청봉에서.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었는데도 탁트인 대청봉에 올라서니 강한 북서풍이 휘몰아쳤다. 이날 대청봉의 기온은 영하 8도, 강풍이 몰아칠 때 체감온도는 영하 15였다. 얼굴을 드러내면 콧물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설악산 오색코스
양양쪽
대청봉 조망
화채능선, 속초 앞바다
대청봉 조망
천불동 계곡쪽
대청봉 조망
공룡능선 조망
대청봉 조망
중청봉, 서북능선과 귀때기청봉. 좌측으로 멀리 보이는 것은 가리봉과 주걱봉.

아내는 대청봉에서 1시간동안 여유를 부리며 경치를 즐기겠다고 하더니 체감온도 영하 15도를 방불케 하는 강풍에 15분도 채 안되어 혼비백산하듯 서둘러 내려가자고 종용했다.

설악산 오색코스
1:54PM. 하산길.
설악산 오색코스
2:11PM.

아내는 빡센 오색 너덜길 하산의 악몽이 되살아난 듯 했다. 족저근막염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하산길을 힘들어했다. 남설악쉼터 어디쯤에서 내가 먼저 내려가서 주차장의 차를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서 주차장까지는 또 1.2km정도를 더 걸어야 하니, 내가 먼저 내려가 차를 가져오면 시간 세이브도 되고 아내도 고단함을 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남설악탐방지원센터로 되돌아온 시각은 오후 5시 26분,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 46분이었다.
마침 동쪽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과 서쪽으로 넘어간 해에 붉게 물든 구름이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사진에 담을 수 없었던 그 시공간은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주전골입구 주차장
다시 주전골 입구 주차장. 5:45PM.

다음을 기약하며……

[트레인의 설악산 산행 시리즈]

https://kimsunho.com/2025-seoraksan-osaek-dinoridge-hike – 설악산 솔로 하이킹 : 오색-대청봉-공룡능선-소공원 상세 후기 및 코스 리뷰

https://kimsunho.com/2025-seoraksan-osaek-jangsoodae-hike – 설악산 서북능선 종주 후기(여름) : 오색-대청봉-중청삼거리-끝청봉-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1408봉-대승령-장수대

https://kimsunho.com/2025-seoraksan-daejongjoo – 설악대종주 솔로 트레킹(가을) : 남교리-서북능선-희운각대피소(1박)-공룡능선-소공원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120 – 설악산 19km 산행 하이라이트(여름) : 한계령-대청봉-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소공

https://kimsunho.com/2024-seoraksan-dinoridge-hike – 설악산 공룡능선 가족산행기(봄) : 소공원-천불동계곡-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소공원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85 – 가을 설악산은 참을 수가 없군요 : 소공원-천불동계곡-신선대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76 – 설악산 가족산행 후기(여름) : 오색-대청봉-서북능선-한계령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58 – 새해 첫 날, 설악산 울산바위 산행(겨울)

https://kimsunho.com/2022-seoraksan-dinoridge-hike – 설악산 공룡능선 후기 : 상세한 코스 리뷰(가을), 공룡능선 풀어 헤치기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48 – 폭풍속의 설악산 산행기(가을)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34 – 차박 후 설악산 공룡능선 후기 : 마등령 -> 희운각방향(가을)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19 – 설악산 오색-대청봉-서북능선-한계령 산행 후기(가을)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41 –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기 :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소청대피소(1박)-공룡능선-백담사(가을)

트레인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트레인 알피니즘 : https://cafe.naver.com/trainalp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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